외국인 듀오가 버텨줘야 한다.
삼성의 2019시즌. 새 외국인 두 투수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외국인 투수의 중요성. 설명이 필요없다. 10개 구단 모두 2명의 외국인 투수가 선발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의존도가 더 높다. 왜 그럴까.
삼성 선발 마운드는 과도기다. 젊은 뉴 페이스들이 대거 전진 배치됐다. 최충연 양창섭과 좌완 최채흥이 주인공이다. 베테랑 윤성환과 중참 백정현 정인욱이 경쟁을 펼친다.
한번은 거쳐가야 할 세대교체의 시기. 진통은 불가피하다. 젊은 투수들은 불확실성이 크다. 패기가 넘치지만 요령이 부족하다. 부상 방지 요령과 시즌 내구성이 아무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윤성환 같은 베테랑이 버텨줘야 하는 이유다. 돌발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미 가슴이 철렁한 일이 생겼다. 양창섭의 통증 이탈이다. 25일 한화전 선발 등판(⅔이닝 4안타 5실점) 당시 느낀 팔꿈치 통증으로 27일 귀국했다. 국내 3군데의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김한수 감독은 "일단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이다. 영건 3총사 중 선발 경험이 그나마 가장 많은 선수. 지금까지 아팠던 적 없는 생소한 부위라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영건들이 안정을 찾기까지 시즌 초반 마운드에 안정을 가져올 중심 축이 필요하다. 신입 용병 투수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다. 아직 판단은 이르지만 기대해볼 만 하다. 맥과이어는 메이저리그 1라운드 출신답게 에이스급 활약을 기대케 하는 투수다. 불펜과 라이브 피칭에서 묵직한 구위를 선보였다. 최고 148㎞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로케이션이 돋보였다. 헤일리 역시 최근 삼성 용병투수들과는 다른 클래스를 보이고 있다. 27일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2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다. 첫 실전 경기 등판. 선발 최채흥에 이어 5회 등판한 헤일리는 패스트볼 위주로만 41구를 던지며 구위를 점검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최고 149㎞까지 찍혔고, 많은 땅볼 타구를 유도한 컷 패스트볼은 최고 141㎞가 나왔다. 1m98의 큰 키를 활용한 높은 타점과 긴 익스텐션에 디셉션까지 갖춰 쉽게 공략하기 힘든 유형이다.
헤일리는 첫 실전등판을 마친 뒤 "날씨가 좋았는데, 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경기에서 생각했던대로 다양하게 시도를 했다. 남은 캠프 동안 제구에 더욱 신경 쓰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커스는 분명하다. 공격적인 피칭과 정확한 제구의 완성이다.
삼성은 지난 3년간 외국인 투수와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단 한명도 10승을 올리지 못했다. 정확하게 그 3년이 삼성은 가을잔치에서 소외된 시기였다. 맥과이어와 헤일리, 두 투수가 삼성의 용병불운의 흐름을 끊고 효자용병 듀오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삼성의 시즌 초반은 물론 올 시즌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