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올시즌 타선 변화를 거의 주지 않는 쪽으로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다. 원래 타선 변동폭이 적은 사령탑으로 꼽히지만, 특히 올해는 고정된 타순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다.
류 감독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지난해와 다른 새로운 클린업트리오를 점검중이다. 새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28)을 붙박이 4번 1루수로 두면서 좀더 탄탄하고 짜임새 넘치는 중심타선을 꾸리겠다는 게 류 감독의 계산이다.
전훈 연습경기에서 3번 김현수, 4번 조셉, 5번 채은성 순으로 중심타선을 꾸리고 있다. 2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 지난 1일 SK 와이번스전에 이어 2일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전까지 3경기 연속 이들이 3, 4, 5번타자로 나섰다. 사실 류 감독이 전지훈련 시작부터 구상했던 타순이다.
이 가운데 컨디션이 가장 좋은 것은 김현수다. 이날 삼성전에서도 김현수는 4타수 3안타를 때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1회초 2사후 삼성 좌완 백정현을 상대로 깨끗한 우전안타를 날린 김현수는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로 나가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리며 포문을 열었다. 김현수는 7회 우중간 빗맞은 안타도 추가했다. 김현수는 지난 1일 SK전에서는 첫 타석에서 우월 솔로홈런으로 터뜨리며 장타력도 뽐냈다. 3경기에서 10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채은성 역시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3경기에서 10타수 4안타를 때렸다. 채은성은 지난해에도 주로 5번타자로 출전해 타율 3할3푼1리, 25홈런, 119타점을 기록하며 입단 10년만에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한 시즌 반짝했던 선수로 남고 싶지는 않다. 전훈 연습경기에서 좁더 부드럽고 정확하게 맞히는 연습을 이어가며 안타를 만들어 내고 있다.
LG가 강한 중심타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조셉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LG는 지난해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4개월 가까이 빠지는 바람에 많은 애를 먹었다. 붙박이 4번타자가 그리웠던 LG는 류 감독의 요청대로 오른손 1루수 거포를 영입했다. 그것이 조셉이다. 그러나 조셉은 아직까지 안타가 없다.
연습 3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4사구만 2개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에서 우측 펜스 앞에서 잡힌 타구가 가장 멀리 날아간 타구였다.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2일 삼성전에서 조셉은 첫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배트 윗부분에 빗맞았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6회에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은 뒤 대주자 서상우로 교체됐다.
조셉은 공을 신중하게 고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헛방망이질을 해대는 타자도 아니다. 류 감독은 "아무래도 적응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류 감독의 말대로 조셉은 연습경기서 공을 최대한 많이 보는 타격을 하고 있다. KBO리그 투수들을 파악하면서 스트라이크존도 익히는 과정이다.
조셉은 삼성 다린 러프와 '절친'이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 팀 유망주 1순위를 다퉜다. 러프는 KBO리그 첫 시즌인 2017년 한 달 정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관계자들의 입에서 "무슨 저런 용병이 다 있나"라는 말까지 나왔다. 필라델피아에서 더 주목받았던 조셉은 러프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오키나와(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