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료 소니(손흥민)도 골을 넣었다. 저 역시 자신 있었다."
'아우크스부르크 공격수' 지동원은 2일(한국시각) WWK아레나에서 열린 리그 1위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24라운드 경기에서 나홀로 멀티골을 터뜨리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지동원은 전반 24분 문전에서 상대 수비를 이겨내며 침착한 왼발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23분 상대 볼을 끊어내 문전까지 질주한 후 아름다운 궤적의 왼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가 "예술이었다"고 쓸 만큼 환상적인 골이었다. 이날 지동원의 멀티골에 힘입어 15위 아우크스부르크(승점 21)는 3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강등권 16위 슈투트가르트(승점 16)와의 승점차를 5점으로 벌렸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지동원은 자신의 전 소속팀인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멀티골을 밀어넣으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사실 강등권 직전인 아우크스부르크가 리그 1위 도르트문트를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지동원은 "내동료 소니(손흥민)도 골을 넣었다. 저 역시 자신이 있었다. 운 좋게 칩슛으로 골을 넣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싸웠다. 이기고자 하는 강한 멘탈을 보여줬다"고 승리의 이유를 밝혔다.
'지한파' 스테판 로이터 아우크스부르크 단장은 "그의 플레이를 보라. 두번째 골 장면은 완벽하게 월드클래스다. 천재적인 슈팅이었다. 엄청난 퀄리티다. 놀랍다"며 극찬했다.
마누엘 바움 아우크스부르크 감독 역시 "이것이야말로 그가 가진 가치"라며 칭찬을 이어갔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최다득점자인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부상중이고 카이우비가 취리히로 임대를 간 상황에서 원톱 지동원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16일 바이에른 뮌헨(2대3패)을 상대로 시즌 2호골을 터뜨렸고, 23일 프라이부르크전(1대5패)에서 케디라의 골을 도왔고, 1일 도르트문트전(2대1승)에서 환상적인 왼발 멀티골을 터뜨리며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중인 지동원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등 독일 언론 역시 지동원의 재계약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동원은 2014년 12월 도르트문트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해 5년째를 맞았다. 2014~2015, 2015~2016시즌엔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2016~2017시즌 34경기에서 3골을 기록했고 지난해 담슈타트로 임대돼 16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계약 종료 시즌인 올해 10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바움 감독은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동원은 오늘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 모든 볼과 싸웠고, 모든 볼을 따냈다. 2골은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구자철과 지동원의 재계약 여부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그들을 지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쉬운 일만은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는 "더 많은 골이 필요하다"고 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