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우울한 생일이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약스에 참패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한 3월6일(현지시간)은 공교롭게 창단한 지 꼭 117년째 되는 날이었다. 레알은 챔피언스리그 4연패를 목표로 이번 시즌에 임했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겨진 아약스에 발목 잡혔다. 1차전 원정에서 2대1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차전에서 무기력하게 1대4로 패하며 합계 3대5 스코어로 탈락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원정 1차전에서 승리하고 홈에서 뒤집기 패배를 당한 게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오른쪽 수비수 다니 카르바할은 "지난 일주일 동안 모든 걸 잃었다"고 말했다.
맹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레알 구단은 할 건 했다.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117년의 전설' 영상과 함께 117번째 탄생일을 기념했다. 6분 15초짜리 영상에는 레알 축구팀과 농구팀의 유럽 클럽대항전 도전 역사가 담겼다. 1902년 3월 6일 공식 창단한 레알은 지금까지 23개의 유럽 타이틀(축구팀 13회, 농구팀 10회)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유럽 최초로 축구팀과 농구팀이 나란히 유럽클럽대항전 트로피를 차지했다. 축구팀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챔피언스리그 3연패하며 전신 유러피언컵 포함 통산 우승을 13회로 늘렸다. 참고로 우승 횟수 2위 AC밀란과는 6개 차이다. 올 시즌은 실패했지만, 역사 혹은 기록으로 레알을 폄하할 수 있는 팀은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