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을 앞두고 느닷없이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용규에 대해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용규는 지난 11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시범경기 개막 직전인 11일에는 한 감독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뜻을 전달했고, 이어 15일에는 구단 운영팀장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사실은 15일 밤 대외적으로 알려졌고, 안정적으로 시즌을 준비중인 한화 구단은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기용법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감독은 이용규의 활용법에 대해 포지션은 좌익수, 타순은 9번으로 계획했다. 이는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용규의 쓰임새를 결코 축소시킨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이용규는 불만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전날 이용규를 육성군으로 내려보냈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이용규는 이날 2군 훈련장인 서산으로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감독은 17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용규를 '전력외'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감독은 이용규의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용규가 누구에요?"라며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다. 이용규를 자신의 전력 구상 계획에서 지웠음을 강조한 것이다.
한 감독은 "선수 100명 개개인의 입맛을 다 맞춰줄 수는 없다. 팀이 우선이고, 감독은 팀을 보고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면서 "다른 쪽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다른 오해를 줄 만한 행동을 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용규는 트레이드가 안된다면 방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화 구단이 그의 뜻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없다. 한화 관계자는 "'육성군행' 이외의 추가 조치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지만, 당장 나올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만일 이용규를 1군 전력에서 완전히 배제한다면 좌익수와 9번 타순을 비롯해 한화는 전반적인 공격 라인업을 재편성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좌익수 후보로는 양성우 장진혁 김민하 등이 있지만, 마땅한 주전을 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날 롯데전에서는 좌익수에 김민하, 9번 타순에는 강경학이 들어섰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