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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김병수의 교체카드, 대어를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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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이 들어가서 좋은 활약을 했다.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원정에서 '대어' 전북을 잡은 김병수 강원 감독이 흐뭇한 듯 말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원정경기를 치렀다.

다소 우울한 상황이었다. 개막전에서 상주에 0대2 완패했고, 울산과는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개막 2경기에서 무득점, 무승을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원은 전북만 만나면 작아졌다. 통산 전적에서 2승1무15패로 열세였다. 최근 10경기에서는 승리한 기억이 없다. 1무9패를 기록 중이었다. 다만, 한 가지 노림수가 있었다. 상대가 지친 상황이라는 점이었다. 전북은 지난 13일, 악명 높기로 유명한 태국 부리람 원정을 다녀왔다. 비행기 환승 등을 고려하면 꼬박 하루가 걸리는 지루한 여정. 여기에 후텁지근한 날씨까지 묶여 두 배로 힘든 원정길이었다. 장거리 비행에 지친 전북은 상대에 0대1 충격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전북은 워낙 강한 팀이다. 상대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경기를 해야한다. 준비는 잘 했다. 선수들이 잘 해주기를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전북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주중, 주말 경기를 치르며 지친 상황이었지만 틈이 보이지 않았다. 경기 초반, 두 팀은 탐색전을 펼쳤다. 전반 10분이 지나서야 첫 슛팅이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양 팀 모두 상대의 골망을 열지 못했다.

일진일퇴 공방전 속 김 감독이 변화의 칼을 뽑아 들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빌비야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지현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교체카드는 적중했다. 강원은 후반 17분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교체 투입된 김지현이 주인공이었다. 김지현은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한국영이 살짝 빼준 공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당황한 전북은 '에이스' 이동국을 투입하며 골을 노렸지만, 강원의 수비는 단단했다. 압박수비로 상대 패스를 차단했다. 강원은 전북 원정에서 1대0 승리하며 시즌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볼을 지켜내고, 쉽게 잃어버리지 않으면 기회가 생길 것으로 봤다. 그런 점에서 좋았다"며 "전반에도 우리가 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후반에 김지현이 들어가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