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3군 간 이용규, 장기간 복귀 어렵다

by

한화 이글스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4)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시즌 시작을 앞둔 시점에서 이용규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FA 계약을 하고, 시즌에 들어가기도 전에 발생한 초유의 사태다. 이후 팀 훈련에 지각하는 등 불성실한 모습도 보였다. 결국 한화는 이용규를 육성군으로 내려보냈다. 대전구장이 아닌 2군 훈련장이 있는 서산에서 훈련을 한다. 사실상 전력 외 통보다.

트레이드를 요청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포지션과 타순 등에 대한 불만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유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이용규는 팀보다 본인을 먼저 생각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사실상 시즌 전력 구상을 마쳤다. 시범경기는 그 전력을 시험하고, 1군 엔트리에 생존할 수 있는 멤버들을 테스트 하는 기회다. 이용규는 이미 베스트9에 포함된 전력임에도 기용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트레이드 요청이 외부로 알려진 이상 당분간 1군에서 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구단이 발 벗고 나서 도와줄 이유도 찾기 힘들다. 앞선 심수창 권 혁 등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르다. 한화와 이용규는 시즌 전 상호 합의 하에 FA 계약을 맺었다. 한화는 이용규가 필요했고, 이용규도 한화에서 뛰겠다고 결정한 셈이다. 그러나 이용규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 팀 분위기를 해쳤다. 한화 소속으로 뛰기 싫다고 결정한 선수를 굳이 1군에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 구단 입장에서는 코칭스태프 결정에 반기를 든 선수를 감싸는 모양새는 부담이 크다.

한화는 새 주전 좌익수를 찾아야 한다. 이용규는 지난해 134경기를 뛰면서 타율 2할9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711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타율 42위, OPS 58위로 정상급 외야수는 아니었다. 대체 자원을 찾는 것이 막막한 일은 아니다. 이를 악물고 좌익수 경쟁을 준비하는 자원들이 있다. 양성우 김민하 장진혁 등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양성우는 경쟁자 중 1군 경험이 가장 많다. 2017년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118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 OPS 0.735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김민하와 장진혁도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으로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용규의 이탈로 의욕을 더 불태울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한 감독은 머릿속에 이용규의 이름을 지운 채, 대체 자원 구상에 들어갔다. 이른 시점에 주전 좌익수를 찾지 못한다고 해도, 의욕이 없는 선수를 빠른 시일내로 1군에 불러 들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화가 손해를 감수해가면서까지 선수의 막연한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다. 결국 이용규의 장기간 이탈은 불가피하다. 선수로 1군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