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복귀전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조상우가 2019시즌 KBO리그 개막전에서 마수걸이 세이브를 기록했다. 조상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팀이 7-4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세 타자 모두 삼진 처리하면서 퍼펙트 이닝으로 팀의 3점차 승리를 지켰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상우의 마무리 기용을 선언했다. 장정석 감독은 "그동안 많이 고민해 본 결과, 끝(마무리 투수)은 조상우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범경기 기간 보여준 구위나 제구 모두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는 판단이었다.
조상우는 거침 없는 투구를 펼쳤다. 이보근으로부터 마운드를 이어 받은 조상우는 전병우, 정 훈, 민병헌을 차례로 상대하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단 12개의 공만 던지면서 세 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면서 장정석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보답했다.
시범경기 기간 조상우의 투구를 지켜본 장 감독은 "작년에 쉬면서 체중이 많이 줄어 그것이 구속이나 구위에 영향을 주지않을까 걱정했는데,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면서 "2군 전훈 때 올라온 보고대로 준비는 잘한 것 같다"라고 했다. 경기 감각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롯데전 세이브로 우려를 지우는데 성공했다. 장 감독은 경기 후 "오늘 불펜 활약이 돋보였지만, 특히 돌아온 조상우가 세 타자를 완벽히 막아냈다. 올 시즌 조상우의 대단한 활약이 기대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전히 조상우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팀 동료 박동원과 원정 숙소에서 불미스런 일로 구설수에 올랐고, 결국 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했다.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논란의 여지를 줄 만한 행동을 한 것 자체 만으로도 질타를 받을 만했다. 2군 스프링캠프에서 묵묵히 몸을 만들며 다진 구위를 개막전 세이브로 증명했다. 팀의 믿음에 걸맞는 투구를 통해 얼어붙은 팬심을 녹여야 비로소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