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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 필요한 KIA, '2군 예열' 이범호-'타격 부진' 최원준 살릴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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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초반 KIA 타이거즈에는 '한 방'이 필요하다. 득점권까진 상황이 연출된다. 한데 '찬스 메이킹'이 보이지 않는다. 충분히 경기를 안정적으로 리드하거나 뒤집을 수 있는데도 해결사 부재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고 있다.

수치로 증명된다. 팀 득점권 타율은 6위(0.235). 찬스에 강한 1위 두산(0.348)보다 1할 이상 차이가 난다. '홈런 군단'이란 별명도 무색하다. 3일 기준으로 KIA의 팀 홈런 개수는 4개. 10개 구단 중 꼴찌다. 1위 NC 다이노스(17개)와 큰 차이가 난다.

대타 효과도 전무하다. 대타타율이 '0'이다. 지난 3일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외국인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와 나지완이 각각 6회와 8회 대타로 출전했지만 세 차례 삼진만 당했다. 삼성 라이온즈보다 6개나 많은 9개의 안타를 생산해내고도 3득점밖에 올리지 못한 이유다.

타격 갈증을 해소시켜줄 주인공이 필요하다. 시선은 팀 내 최고참 이범호(38)에게 쏠리고 있다. 이범호는 스프링캠프에서 한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부상 이후 2군에서 예열 중이다. 퓨처스리그(2군) 개막전부터 타석에 섰지만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다 지난 2일 롯데전부터는 3루 수비까지 겸했다. 타격감도 많이 끌어올린 모습이다. 지난 3일에는 멀티히트를 기록하기도.

이범호의 1군 진입 시기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김기태 KIA 감독은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우선 KIA 트레이닝 파트는 "이범호의 몸 상태는 준비됐다. 다만 재발 방지를 위해 조심스럽게 접근 중"이라는 보고서를 올리고 있다. 이에 김 감독은 "무엇보다 퓨처스리그는 1군 경기와 다르다. 때문에 적응의 문제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김 감독의 속내도 그렇지만 팀의 장기적 미래를 위해선 개막전을 포함해 10경기를 소화한 최원준이 '핫코너' 수비와 타격에서 맹활약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송구 능력이 좋아진 수비는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도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는다. 여전히 타율 2할대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범호가 1군에 진입했을 때 최원준의 활용 시나리오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고 출신으로 프로 4년차인 최원준은 KIA에서 키우고 있는 타자 중 한 명이다. 올해 억대 연봉을 줄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 면으로 따지면 이범호가 1군으로 올라왔다고 해서 최원준을 다른 포지션으로 돌리면 육성의 의미는 무색해진다. 아무리 최원준이 투수 포지션만 빼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능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포지션 정착을 하지 못할 경우 공든 탑이 무너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심리적으로 불안해질 경우 더 극심한 슬럼프를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범호를 지명타자, 최원준에게 3루수를 맡기는 그림이다. 이범호도 부상과 세월의 흐름 탓에 수비범위가 많이 좁아진 상태다. 그렇다고 실전에서 수비가 안되는 건 아니다. 다만 상황에 맞는 설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먼저 부진한 팀 타격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면이 나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제 부상이 재발하면 겉잡을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범호의 결장은 선수와 팀, 둘 모두 마이너스다.

김 감독의 결정만 남았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