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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LG 히트상품 '노란물결'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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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가 '병아리'를 입고 훨훨 날았다.

2018∼2019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는 새로운 '화제작'이 있다.

4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창원 LG의 '옐로우 돌풍'이다. PO 경기 때마다 노란색으로 통일한 응원전으로 눈길을 끈 '노란 물결'은 봄맞이 '히트상품'이다.

LG가 이번 플레이오프를 맞아 선보인 '노란 물결'은 6강 1차전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란색이 실내 체육관에서 눈에 잘 띄기도 하거니와 노랗게 통일된 응원전은 기대 이상의 압도감으로 볼거리를 선사했다.

LG와 KT의 6강 5차전을 중계하던 김일두 해설위원은 "노란색 하면 보통 유치원 버스, 원아복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서운 색깔인지 몰랐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LG 구단이 통일된 색깔의 응원전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란 물결' 히트상품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치밀한 계산법이나 분석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복잡할 때는 단순하게 접근하라고, 간결하면서도 기발한 역발상이 낳은 결과물이었다.

LG 구단 프런트는 6강 PO를 앞두고 대책 회의를 했다. 2014∼2015시즌 이후 4시즌 만에 맞는 PO인 만큼 경기 외적으로라도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프런트 입장에서 지원할 수 있는 첫 번째는 선수들 사기를 올리고, 창원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응원전이었다. 뭔가 색다른 응원전을 준비하자는 게 최우선 안건. 비용을 좀 들여서라도 응원용 티셔츠를 제작해 배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렇다면 어떤 색깔로 통일할까. LG 세이커스의 로고와 유니폼에 사용되는 상징색 빨강, 하양, 검정, 노랑 등 총 4가지 가운데 선택을 해야 했다. 손종오 구단 사무국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노란색으로 하는 게 어때?"

주변에선 처음엔 다소 의아해했다. LG의 마스코트가 강렬하게 웅비하는 '송골매'인데 노랑이라 하면 병아리, 유치원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손 국장은 생각이 달랐다. LG 유니폼의 대표 색깔인 빨강으로 하자니 모비스, 오리온 등이 같은 색깔을 사용하고 있어 차별성이 없었다.

10개 구단의 상징색을 모두 찾아보니 빨강뿐 아니라 하양, 검정도 이미 낯익은 색깔이었고 노란색만 등장한 적이 없더란다. "병아리 이미지는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손 국장은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 단순하게 접근하고자 했다. 우리가 오랜 만에 '봄농구'에 진출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기운이 움트는 봄의 이미지를 전하고 싶었다. 봄의 전령사 개나리가 먼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다른 9개 구단이 사용하지 않던 색깔이 노랑이었고, 개나리를 대표하는 색깔이기도 해서 노랑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막상 티셔츠 시안을 뽑아보니 밝은 노란색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았단다.

6강 PO를 앞두고 티셔츠 5000장을 마련했다. 6강 1차전에서 홈팬들에게 3000장 정도 나눠줬는데 노란색 응원전이 화제가 되며 이른바 '대박'이 터졌다. 3차례 홈경기를 치르는 동안 5000장을 모두 소진한 LG 구단은 4강 PO를 맞아서도 1000장 정도 추가 제작하기로 했다. 6강전때 티셔츠를 받지 못한 팬들의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팬들의 반응도 좋았다. 때마침 봄철이라 그런지 노란 응원 티셔츠를 평상복으로 입어도 다른 색깔보다 낫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노란색은 LG스포츠단의 한 식구인 프로야구 LG 트윈스와도 연관이 있었다. LG 트윈스의 응원용 타월이에는 노란 바탕에 '무적 LG' 등의 빨간 문구가 새겨져 있다.

손 국장은 "프로야구단의 응원 타월은 생각지도 못했다. 막상 '노란 물결'이 뜨고나서 보니 공통점이 발견됐다"면서 "앞으로 LG 농구단은 노란색을 응원 상징색으로 다음 시즌에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