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완벽한 2선발은 없다.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0)가 완투에 가까운 빛나는 피칭으로 시즌 3승을 챙겼다.
켈리는 11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으로 잘 던지며 5대2의 승리를 이끌었다. 켈리의 호투를 앞세운 LG는 3패를 끊고 8승8패로 승률 5할에 복귀했다.
지난 5일 KT 위즈와의 수원경기에서 7이닝 1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낸 켈리는 이날도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제 몫을 했다. 최고 구속 149㎞ 직구와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던지며 타일러 윌슨에 이은 2선발다운 면모를 이어갔다. 3승1패를 기록한 켈리는 평균자책점을 3.31에서 2.96으로 낮췄다.
특히 승부처에서 124~139㎞에서 형성되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한 것이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또한 낮게 떨어지는 커터와 커브 등 다양한 볼배합을 앞세워 땅볼을 대거 유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아웃카운트 24개 가운데 14개가 땅볼로 잡은 것이다. 병살타는 3개를 유도했다. 투구수 110개, 볼넷 2개와 사구 1개, 탈삼진 5개를 각각 기록했다.
1회초 선두 김상수에게 볼넷을 허용한 켈리는 구자욱을 141㎞ 커터로 2루수 병살타로 잡은 뒤 이원석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2회에도 선두 러프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김헌곤을 커브로 3루수 병살타, 박한이를 2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삼자범퇴로 막는 동안 체인지업이 위력을 떨쳤다. 선두 강민호, 2사후 이학주를 각각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져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4회 2사후 이원석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던진 148㎞ 직구가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잘 컨트롤됐으나, 이원석이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혔다.
켈리는 5회에도 한 점을 허용해 전세가 뒤집어졌다. 선두 김헌곤의 중전안타, 박한이의 번트로 1사 2루.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박해민에게 144㎞ 직구를 뿌리다 우익수에게 흐르는 적시타를 내줬다.
팀 타선이 5회말 2-2 동점을 만든 뒤 맞은 6회, 켈리는 2사후 이원석에게 팔꿈치를 맞히는 사구를 허용했다. 이때 이원석이 불만을 표시하며 둘 간 다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고, 켈리는 다린 러프를 3루수 땅볼로 제압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켈리가 KBO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겪은 빈볼 시비였다.
켈리는 7회를 11개의 공으로 넘긴 뒤 5-2로 앞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상수를 병살타로 처리하는 등 15개의 공으로 이닝을 가볍게 틀어막았다.
경기 후 켈리는 "어제는 아쉬웠지만, 오늘은 이겨서 기분 좋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했고 공격적으로 투구하면서 땅볼을 많이 유도했다. 결과가 좋았고 점점 내 스타일의 투구를 하는 것 같다"며 "(포수)유강남은 정말 훌륭한 포수이고, 점점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