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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박양우 문체부 신임장관의 첫 체육현장은 '장애인체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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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체육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다. 그리고 그것이 '포용국가'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신임장관이 17일 오후 3시 인천장애인국민체육센터를 찾았다.

이번 방문은 장관 취임 이후 첫 체육 분야 현장 방문이다. 박 장관은 "지난주 관광, 이번주 장애인체육 현장을 찾아왔다. 취임하고 두 번째 현장이 오늘 이곳이다. 체육 중에서도 장애인쪽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무회의에서 장애인체육활성화를 늘 강조하신다. 주무 부서로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저희부서뿐 아니라 각부서가 그 일을 위해 똘똘 뭉쳐야 한다. 최선 다하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은 인천장애인국민체육센터 내 체력단련실, 수영장, 다목적체육관, 소체육관(보치아실, 골볼장)을 두루 살핀 후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및 생활체육 참여자들과 휠체어 배드민턴 깜짝 매치를 펼쳤다. 휠체어를 탄 장관님의 파워풀한 '반전' 스매싱에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곧이어 박 장관은 장애인 생활체육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 간담회를 이어갔다. 장애인체육에 각별한 관심을 이어온 전병극 문체부 대변인, 이해돈 체육국장 직무대리, 용필성 장애인체육과장, 강수상 체육정책과장 등 문체부 관계자들이 함께 장애인체육 행정가, 지도자, 선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박 장관은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 정책을 담을 수 없는 조직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현장에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문체부는 그 일을 해야 한다."

장애인 체육인들이 현장의 의견을 가감없이 전했다. 한민수 평창패럴림픽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은 장애인 아이스하키 전용링크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평창패럴림픽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고, 이후 장애인 생활체육활성화 정책도 나오고, 반다비체육관 150개도 건립하게 됐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후 "그럼에도 동계 장애인체육 종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점은 섭섭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아이스하키 교실을 여는 것이 꿈이다. 그런데 그 일을 할 장소가 없다. 비장애인을 위한 링크도 부족한데 장애인을 위한 링크는 더 부족할 수밖에 없다. 후배들, 유소년들과 함께 달릴 링크장을 꼭 지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순정 대한장애인골프회장은 "장애인 선수들 마음껏 원하는 때 운동할 수 있는 전용 골프장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일반 휠체어를 타면 잔디가 훼손되기 때문에 고가의 전용 스쿠터도 필요하다. 골프장, 장비 걱정 없이 장애인들도 마음껏 공을 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2025년까지 반다비체육관 150개를 설립할 때 종목별로 전문화하는 방법, 기존의 공공시설을 장애인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각 지자체와 협력해 장애인친화 인증 제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 2관왕인 보치아 선수 박건우는 최근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정책 변화로 인해 제대로 운동할 수 없는 현실을 짚었다. "최근 8시간 근무 후 1시간을 쉬어야 하는 제도가 생기면서 운동에 전념할 수 없게 됐다. 활동보조인들이 중증 장애인들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중증장애인 선수의 어머니인 박은진씨도 입을 열었다. "우리 장애인들에게 체육은 생명이고, 삶의 질이고, 재활이고 자존감"이라고 했다. "우리아이는 지금 25세인데 갑자기 찾아온 일로 전신마비가 됐다. 지금은 장애인수영,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다. 운동을 아주 잘하는 아이는 아니지만 생활체육을 통해 기적에 다다른 아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를 데리고 훈련이나 운동을 하려고 지자체 체육관에 찾아가면 퇴짜를 맞는 경우가 많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데 왜 장애인 선수는 왜 퇴짜를 맞아야하는지 묻고 싶다. 우리 아이는 한 기업의 장애인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연말 회사 행사에 아이가 스티커 명함을 만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 회장님, 사장님이 진짜 명함을 찍어주셨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우리 아이는 마치 '가보'처럼 행복해했다. 작은 실천이 기적을 창출한다. 그것이 체육이다. 국가가 넓게 보고 많이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는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박 장관은 "이것은 인간 존엄에 대한 문제다. 선진국이냐 아니냐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국가가 얼마나 잘 보살피고, 국민들이 얼마나 함께 하느냐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누구나 장애적 요소를 갖고 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장애냐 비장애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4월20일이 장애인의 날이다. 특정한 날을 정하지 아니하고 365일 평생 똑같이 해야 한다. 그것이 행복한 사회이고 살 만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비장애인 체육, 그중에서도 장애인체육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이고 그것이 포용국가다.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바라본다. 저도 문체부도 행복한 사회, 살 만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