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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슈퍼매치' 화끈한 공격축구? 결과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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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축구 2019년 시즌 초반에 찾아온 '빅매치 릴레이'의 화룡점정이다. 어린이날인 5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하나원큐 K리그1 10라운드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대결이다.

통산 87번째로 열리는 '슈퍼매치'다. K리그의 대표 흥행상품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과거에 비해 열기가 다소 식었다고 하지만 전통의 라이벌전 브랜드 가치는 여전하다.

올해 뭔가 달라질 조짐이다.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었다. 지난 주말 전북과 FC서울의 '전설매치'부터 그랬다. 전북이 2대1로 승리하는 과정에서 극장골을 주고받았고, 수적 열세인 FC서울이 흥미 만점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잠자던 팬심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슈퍼매치' 통산 전적은 32승22무32패. 짜고 친 것도 아닌데 절묘한 균형이다. 미동도 없는 저울을 기울여놓고 싶은 양 팀의 심리가 자극받아 뜨거운 한판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새로운 분위기에서 맞는 시즌 첫 '슈퍼매치'라 더욱 그렇다. 수원은 이임생 감독 체제로 새출발했고, 서울은 2년간 떠나 있던 명승부사 최용수 감독을 '유턴'시킨 뒤 올해 다시 달라진 모습이다.

일단 두 감독의 대결부터 관심사다. 고교 시절부터 '절친'인 둘은 연세대(최용수)-고려대(이임생) 라이벌로 맞섰지만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1998년 프랑스월드컵 등 대표팀에서는 절친 동기였다. 지도자가 돼서는 양대 라이벌팀 수장으로 다시 만났다.

현역 시절 별명, 지도자 스타일에서도 서로 충돌한다. 이 감독의 '망치', 최 감독의 '독수리' 모두 저돌적인 플레이 성향을 상징하는 별명이다. 올시즌 사령탑으로서는 이 감독은 '노빠꾸(No Back)', 최 감독은 '배짱축구' 이미지를 구축했다. 웬만해서 물러서지 않는, 박진감 넘치는 축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변수가 있다. 무턱대고 '공격 앞으로'를 외치기에는 녹록지 않은 현실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사실 올시즌 전체 페이스나 경기력을 볼 때 FC서울의 승리 확률이 조금 더 높다. FA컵을 제외한 순수 '슈퍼매치'에서는 2015년 6월 27일부터 13경기 무패(7승6무)의 좋은 흐름도 이어오고 있다. 리그 순위 역시 FC서울은 3위(5승2무2패), 수원은 10위(2승3무4패)다. FC서울은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선전한다는, 수원은 예상에 못미친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각각 11골(FC서울), 10골(수원)의 공격력은 비슷하지만 수비력에서도 격차를 보인다. FC서울이 평균 0.6실점으로 리그 최강급 짠물수비력인 반면 수원은 평균 1.4실점으로 FC서울의 배를 뛰어넘는다. 현재 시즌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인 수원으로서는 '슈퍼매치'의 상징성, 오랜 기간 FC서울전 무승 징크스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실리축구'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FC서울 역시 시즌 초반 첫 고비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17일 FA컵 32강 강원전 패배(1대2) 이후 리그서도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이다. 시즌 첫 연패로 몰릴 수 있는 상황에서 최 감독 말대로 "내용과 함께 결과"도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양 팀 모두 자신있게 내세우는 타가트(수원)와 페시치(FC서울)가 나란히 4골을 기록하며 신입 용병 효과를 보고 있지만 옆에서 추가로 받쳐 줄 해결사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도 같은 형편이다. 더구나 FC서울은 2선의 핵심 자원인 알리바예프가 이전 전북전 퇴장으로 나설수 없다. 창끝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두 팀의 대표적인 젊은 피 공격수 전세진(수원)과 조영욱(FC서울)이 나란히 20세이하 대표팀에 차출돼 있어 '슈퍼매치' 출전이 불투명한 것도 공통된 약점이다.

그런가 하면 수원의 간판 외국인 공격수 데얀이 수원 입단 이후 처음으로 최 감독과 '적'으로 조우한다. 데얀은 작년 8월 15일 '슈퍼매치'에서 FC서울을 상대로 첫골을 넣었다. 최 감독은 "내 허락 없이 팀을 옮기다니 불쾌하다"는 농담으로 데얀과의 재회를 기대했다. 올시즌 작년 만큼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데얀이 '슈퍼매치'를 발판으로 부활 동력을 얻게 될지도 또다른 관전포인트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면 이번 '슈퍼매치'는 '정중동(靜中動)', 신중한 분위기 속에서 치고 받는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승부의 추는 사실 FC서울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 있지만, 슈퍼매치의 특성상 변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