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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문소리 "뭐든 적당히 하는 법 없어..남편 장준환 감독 늘 걱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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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문소리(45)가 "나는 뭐든 적당히 하는 법이 없어 힘든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휴먼 영화 '배심원들'(홍승완 감독, 반짝반짝영화사 제작)에서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는 강한 신념을 지닌 원칙주의자 재판장 김준겸을 연기한 문소리. 그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배심원들'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배심원들'은 생애 처음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과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재판을 함게하는 재판부까지, 보통 사람들의 가장 특별한 재판 이야기로 가정의 달인 5월 극장가를 찾았다.

특히 '배심원들'은 지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스크린에 돌아온 문소리의 새로운 도전으로 눈길을 끈다. '박하사탕'(00, 이창동 감독) '오아시스'(02, 이창동 감독)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리틀 포레스트'(18, 임순례 감독) 등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한 문소리는 '배심원들'에서는 사건 기록을 통째로 외울 정도로 일에 있어 열정적인, 또 18년간 내리 형사부를 전담했을 만큼 강단과 실력있는 판사로 변신했다. 그는 판사 캐릭터를 위해 목소리 톤, 억양, 분위기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더했다.

무엇보다 문소리는 극 중 재판에 진심을 다하는 열혈 배심원 캐릭터인 권남우로 첫 스크린 연기에 나선 박형식과 독특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는 것은 물론 재판장으로서의 무게감과 카리스마, 지적인 매력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펼치며 '배심원들'을 이끌었다.

이날 문소리는 영화 경력 19년 차 배우로 "배우라는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오래했다고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지만 또 반대로 빠질 수 없는 직업이기도 하다. 경력이 늘어난다고 배우로서 안정적이고 자신감있게 펼쳐놓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런 부분이 좋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새로운 작품,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세상에서 처음 보는 상황과 인물이지 않나? 옛날보다 더 잘할 수 있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딜레마에 빠져 마음이 힘든 적은 있었지만 익숙한 상황을 계속 접하는 직업이 아니라 그런 지점에서는 다르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문소리는 살면서 "뭐든 적당히 하는 법이 없어 힘들었다"고 토로해 궁금증을 낳았다. 그는 "남편인 장준환 감독도 나에게 '뭘 한 번 하면 끝장을 봐야 하는 분'이라고 말한다. 적당히가 안 되는 것 같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하는 스타일이다. 안 될 것 같은 상황이 와도 끝까지 하는 편이다.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많다. 그래서 남편이 옆에서 보고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 부모님게서 베트남 여행을 열흘간 떠나 내가 집안일과 일을 동시에 해야했다. 대충 적당히 해도 되는데 그게 안되는 성격이라 아침부터 나물을 무치고 있었다. 아이가 할머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힘들어도 더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타고난 열정부자인지는 모르겠다. 이상우 연출가가 쓴 책에 열정이라는 것을 단순히 열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고통을 감당을 해가며 포함해 가는 것 같다. 그 말이 참 와닿았다. 경지에 온 것 같다. 열정을 끊기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배심원들'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로,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 등이 가세했고 홍승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GV아트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