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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양현석, YG은퇴선언…최정상에서 '약국'으로 얼룩진 영욕의 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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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 프로듀서가 은퇴를 선언했다.

양현석은 14일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 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 하지만 더이상은 힘들 것 같다. 더이상 YG와 소속 연예인, 팬들에게 나로 인한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23년 간 인생 절반을 YG를 키우는데 모든 걸 바쳐왔다.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게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내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사랑하는 YG 소속 연예인들과 그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팬분들에게 더이상 나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현재 YG에는 나보다 능력있고 감각있는 많은 전문가가 함께 하고 있다. 내가 물러나는 것이 그들의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YG가 안정화될 수 있는 것이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희망사항이다"라고 전했다.

또 "마지막으로 현재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양현석은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 '난 알아요' '하여가' '교실이데아' '컴백홈' 등 대한민국 가요사에 길이 남을 히트곡을 발표하며 전국을 신드롬에 빠트렸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이후에는 솔로가수로 변신했다가 현기획을 설립했다. 이후 현기획은 1997년 M.F엔터테인먼트, 1998년 본인의 별명을 딴 양군기획을 거쳐 1999년 YG로 자리를 잡았다.

YG는 첫 주자인 킵식스의 대실패 이후 지누션 원타임 렉시 등을 성공시키며 힙합 레이블로 입지를 다졌다. 이후 엠보트와 손잡고 휘성 거미 빅마마 등 걸출한 보컬리스트를 배출하기도 했다. 여기에 세븐 빅뱅 투애니원까지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YG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대한민국 3대 가요기획사로 군림하게 됐다. 이후로도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 등이 연달아 홈런을 날리며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YG는 유독 논란과 구설이 많았던 곳이다. 2009년 빅뱅 지드래곤 표절공방, 2011년 빅뱅 대성 교통사고와 지드래곤 대마초 사건, 2014년 투애니원 박봄의 마약류 밀수 논란, 2016년 YG 스타일리스트 양갱의 마약 사건, 2017년 빅뱅 탑의 대마초 사건, 2017년 산하 레이블인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 쿠시의 코카인 사건까지. 9차례의 건축법 위반과 대출 특혜 의혹도 있었지만 유독 마약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아 '약국'이라는 불명예 칭호까지 얻었다.

본격적으로 YG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올 초부터다. 빅뱅 전 멤버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게 달아올랐다. 승리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강남 클럽 버닝썬은 폭행 성범죄 탈세 경찰유착 마약유통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승리 본인도 성매매, 성매매 알선, 탈세,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심지어는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와의 연관설까지 제기됐다. 승리 게이트 여파로 YG는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승리로 인한 상처가 회복되기도 전, 이번에는 아이콘 비아이의 마약 사건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12일 한 매체는 비아이가 2016년 한서희로부터 초강력 환각제인 LSD를 구매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한서희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아이와 한서희가 나눈 마약 관련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그러나 조사를 받고 풀려난 한서희를 양현석이 회유하고 협박하고, 변호사를 직접 선임해 주며 진술을 번복하라고 종용했다. 한서희는 결국 외압에 의해 진술을 바꿨고, 경찰은 비아이에 대한 어떠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위너 이승훈은 회사 편에 서서 비아이의 마약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데뷔와 동시에 대한민국에 기분 좋은 충격을 안겨주며 23년 간 가요계 정상에 군림했던 양현석은 결국 마약으로 얼룩진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그러나 아직 사건은 종결되지 않았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한서희와 접촉해 과거 진술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비아이에 대한 재수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현석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한서희가 제기한 내용의 사실관계를 면밀히 수사할 계획이다. 양현석이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한서희를 협박했다는 부분과 부실 수사 및 YG의 경찰 유착 의혹 등에 대해 진위를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