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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홈런없는 페게로에게 적응시간은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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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에게는 '적응 시간'은 낭비다.

LG가 대체 외인 타자로 그를 데려온 결정적인 이유는 일본 프로야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었다. KBO리그도 같은 동양 야구라는 것이다.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 페게로는 2016년 여름부터 지난해까지 2년 6개월 동안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활약했다. 주로 주전 외야수로 출전해 259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53홈런, 145타점을 기록했다. 파워와 클러치 능력은 있다고 봐야 한다.

페게로는 지난달 16일 인천 SK 와이번스전부터 출전했다. 멕시칸리그에서 뛰다 왔기 때문에 따로 연습경기를 소화할 필요는 없었다. SK와의 원정 3연전서 10타수 2안타 2볼넷 4삼진에 그쳤던 페게로는 후반기 들어서는 조금은 안정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타수 1안타에 2타점을 올렸다. KBO리그 첫 타점을 올렸고, 최근 2경기 연속 삼진을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 유인구를 걸러내고 공을 맞히는 능력이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다. 그러나 장타력은 여전히 보여주지 않고 있다. 홈런은 커녕 아직 2루타도 없다. 라인드라이브로 뻗는 타구는 있으나, 멀리 날아가는 타구는 눈에 띄지 않는다. LG가 페게로에게 기대하는 건 호쾌한 장타다. 라쿠텐에서 날렸다던 비거리 180m 홈런을 잠실서도 보고 싶은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아직은 자기 스윙대로 치면 파울이 되고 유인구에는 헛스윙을 한다. 그러나 스윙 궤도는 장타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아쉬워하면서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단 타석에서 페게로의 장점은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리면서도 공을 신중하게 고른다는 점, 느리지 않은 발로 적극적인 주루 센스를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타석당 투구수가 LG 평균이 3.82인데 비해 페게로는 4.09이고, 지난달 27일 KT전에서는 과감한 홈스틸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홈런이 없다는 건 치명적인 약점이다. 여기에 1루 수비가 불안하다. 지난 31일 키움전에서는 7회초 1사 만루서 이지영의 땅볼을 잡고 홈으로 악송구하는 실책을 범해 0대8 패배의 빌미를 줬다. 평범한 땅볼이 페게로에게 흐르면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 실제 페게로는 일본에서 1루수로 선발출전한 적이 없다. LG는 "일본에서 1루 수비 연습은 많이 했다"고 전했다.

사실 주루와 수비는 둘째 문제다. 건강도 문제될 게 없다. 페게로에게 필요한 것은 홈런 한 방이다. 적응 기간을 따지기에는 LG에 여유가 없다. 딱 100경기를 치른 LG는 남은 44경기에서 페게로가 적어도 10홈런 이상을 날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