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단순히 안 풀리는 것일까. 아니면 경기력 차이인가.
LG 트윈스가 또다시 두산 베어스에 무릎을 끓었다. 16일 잠실에서 열린 시즌 12차전에서 LG는 투타에서 모두 열세를 드러내며 4대7로 완패했다. 올시즌 맞대결 성적은 3승9패로 악화됐다. 지난 6월 16일부터 두산전 4연패다. 9개팀 개별 상대 전적에서 가장 좋지 않다.
경기 전 LG 류중일 감독은 "이상하게 두산을 만나면 안 풀린다"며 답답해했다. 지난해 '1승15패'보다는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시즌 첫 3연전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둔 이후 또다시 '곰 공포증'에 걸린 모습이다. 무엇보다 LG 타자들이 찬스 상황에서 두산 마운드 공략에 매우 허약하다. 전날까지 LG 타자들은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 9개팀 타선 가운데 가장 높은 2할7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당 평균 득점은 3.0득점으로 삼성 라이온즈 다음으로 낮았다. 한 마디로 주자를 내보낸 뒤 엮어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날도 2-7, 5점차로 뒤진 9회초 무사 만루서 적시타 없이 2점을 뽑는데 그치며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4회까지 무득점에 그치던 LG는 5회초 2사후 유강남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했고, 6회에는 무사 1,3루서 이형종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다. 특히 5회에는 계속된 1사 1,2루서 채은성이 유희관의 낮게 떨어지는 123㎞짜리 슬라이더를 무리하게 잡아당기다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난 것이 뼈아팠다. 유희관을 좀더 압박할 수 있는 기회에서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임찬규가 초반 기선을 제압당한 것이 아쉬웠다. 1회말 박건우와 정수빈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풀카운트에서 141㎞ 직구를 던지다 우월 3점홈런을 얻어맞았다. 3회에는 2사 1루서 박세혁에게 121㎞ 체인지업을 어중간한 높이로 뿌리다 우중간 3루타를 허용했고, 5회에는 1사후 최주환과 김재환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하며 추가 1실점했다. 4⅓이닝 8안타 4볼넷 5실점 패전.
LG는 임찬규에 이어 추격조들을 내보냈지만, 추가 실점을 하면서 경기가 더 어렵게 흘러갔다. 문광은이 1이닝 3안타 1실점, 배재준이 1⅔이닝 2안타 1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베테랑 이동현이 8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는 등 무실점으로 막은 게 인상적이었을 정도다.
상대 전적에서 이미 밀린 LG는 앞으로도 정규시즌서 두산과 4번 더 만난다. 그게 끝이 아닐 수 있다. LG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