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를 맞아 수영복을 입기 위해 열심히 다이어트를 한 A씨. 그러나 뱃살이 쉽사리 빠지지 않아 고민이 깊었다. 팔다리는 슬림한데 유독 뱃살이 심해 휴가 직전까지 식이조절도 했지만 빠지지 않은 똥배. 실제로 그 뱃살은 지방이 아니라 혹이었던 것.
자궁근종 크기가 크면 복부 지방이 두껍지 않음에도 뱃살처럼 나와 보이는 경우가 있다. 환자들은 이를 뱃살로 오인하게 되지만 초음파상에서는 거대한 혹이 복부 안을 채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서 뱃살은 만져보면 부드럽지만 자궁근종일 경우 딱딱한 혹의 형태가 만져지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 거대한 자궁근종이 복부를 압박해 느껴지는 압박감, 다른 장기를 눌러 나타나는 빈뇨 증상과 함께 생리통, 생리과다, 빈혈, 부정출혈 등의 증상이 동반되므로 생리 기간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궁근종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2015년 30만6천469명에서 2017년 37만1천473명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기준 전체 환자의 약 22%가 20~30대 여성이었다. 환자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가임기 전 연령대에서 전반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
자궁근종은 병변 위치에 따라 장막하 근종, 근층내 근종, 점막하 근종으로 구분되는데 점막하 근종은 자궁내막 하층에 발생한 근종으로 출혈과 합병증이 높아 예후가 가장 나쁘다. 위치와 크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데 최근 주로 시행되는 고강도초음파집속술 하이푸(HIFU)의 경우 자궁근종을 이루는 성분도 치료 성패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환자마다 갖고 있는 자궁근종의 크기, 위치, 성분을 모두 고려한 맞춤치료가 필요하다. 근종 크기가 많이 크지 않고 임신 등을 이유로 완전한 제거를 원한다면 복강경이나 자궁경 수술이 우선된다. 치료 과정이 간단하고 빠른 회복을 원한다면 MRI가이드 하이푸인 MR하이푸가 추천된다. MR하이푸는 온도 체크가 가능하고 3차원 MRI영상을 실시간으로 참고하여 주변 장기를 보호하면서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물 성분이 많은 자궁근종은 기준 이상 고온의 열을 필요로 하는 하이푸보다는 색전술이 추천된다. 혈관내로 진입해 치료하는 인터벤션 치료 중 하나인 색전술은 자궁근종이 연결된 혈관을 색전물질로 막아 영양분 공급을 끊음으로써 자궁근종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근종의 위치, 크기, 성분에 큰 제약이 없어 치료 가능 범위가 가장 넓다. 이러한 자궁근종 특성은 초음파나 MRI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크기와 성분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단순 뱃살이나 똥배는 배를 만졌을 때 복부가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움직이지만 자궁근종은 복부에 야구공처럼 딱딱하고 동그란 덩어리가 만져진다"며 "다만 자가검진을 통해 환자 스스로 차이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해도 뱃살이 들어가지 않거나 평소에도 뱃살만 심하게 나온 사람은 병원을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