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왜 두산 베어스만 만나면 작아질까?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는 지난해 KBO리그에 입성한 이후 아직 한번도 두산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작년에 3차례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던 그는 올해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4월 17일 5이닝 7실점(5자책) 패전 투수가 됐고, 7월 7일 두번째 만남에서도 5이닝 4실점으로 '노 디시전'을 기록하며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렇게 승리가 따르지 않을 때는 타선이 폭발해주는 행운이 필요하지만, 그마저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올 시즌 세번째 두산전 등판. 28일 잠실 두산전에 나선 산체스는 이번에야말로 첫승을 노렸다. 그러나 또 실패였다. 5회까지 잘 버티다 6회에 급작스럽게 무너지며서 첫승을 다시 미뤘다.
산체스는 16일 KIA 타이거즈전 등판 도중 복사뼈 부상을 입어 1⅔이닝만에 강판됐다. 이후 엔트리 말소는 없이 11일간 휴식을 취하며 부상 회복에 힘 썼다. 오랜만의 등판이었고, 여전히 위력적인 빠른 공을 던졌으나 결정적일때 제구가 흔들렸다. 또 타자들도 도와주지 못했다. SK는 경기 초반 두산 수비수들의 실책을 앞세워 선취점을 뽑는데 성공했지만 추가점을 못냈고,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5회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수비운도 따랐다. 3회말 선두타자 허경민과의 10구 접전 끝에 안타를 맞았고, 류지혁에게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첫 위기. 그러나 국해성의 투수 앞 땅볼때 3루와 2루에서 선행 주자를 모두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에도 2사 1,2루에서 박건우를 범타로 아웃시켜 주자를 모으면서도 실점하지 않는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투구수 80개를 넘긴 6회에는 버티지 못했다. 5타자 연속 안타라는 치명상을 입으면서 순식간에 3실점했다. 아쉬운 우익수 펜스 플레이도 겹쳐 더욱 궁지에 몰린 산체스는 또다시 두산전 승리와는 인연이 닿지 않은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2시즌 통틀어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선두 SK는 아직 순위 싸움에는 여유가 있다. 조급할 상황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산체스와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만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은 상대다.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 남은 기간동안 풀어야 할 숙제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