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이소희(BNK)는 매력적 신예이다.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프로에 진출했다. 대형 신인 박지현(우리은행)이 있지만, 이소희도 상당히 뛰어나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속공 상황에서 매우 빠르다. 강력한 스피드로 코트를 휘젓는다. 속초에서 열리고 있는 박신자컵 서머리그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BNK의 트랜지션이 상당히 빠르다. 안혜지도 있지만, 속공 상황에서 이소희의 지분이 상당히 크다.
트랜지션 자체가 빠르다 보니, 얼리 오펜스에서 진 안과 구 슬에게 오픈 찬스가 많이 난다.
슛도 좋은 편이다. 30일 준결승전에서는 부진했다. 3점슛 4개를 시도, 모두 실패했고 3득점에 그쳤다. 단, 8개의 리바운드와 3개의 어시스트가 나왔다. 단, 박신자컵 5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35.4%, 2점슛 성공률 47.1%다.
즉, 뛰어난 스피드와 슈팅 능력을 겸비한 가드다.
이소희의 가장 큰 매력은 수비 스텝이다. 최근 신예들을 보면 대부분 자세가 매우 높다. 수비 스텝 기본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소희는 수비 자세가 매우 좋다. 파워존(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부위. 수비 자세를 낮추는 핵심 코어)이 매우 좋은 편이고, 수비 스텝도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 때문에 신인답지 않게 수비가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했다. 박정은 WKBL 심판부장은 "이소희는 수비 기본기가 좋은 뿐만 아니라, 근성이 뛰어나다. 공격에서 스틸을 당하면, 곧바로 갚아준다. 수비 의지가 좋고, 강한 활동력이 바탕이 돼 있다"고 칭찬한다.
이소희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수비 스텝을 계속 배워서 괜찮은 편"이라고 수줍게 얘기한다.
아직 많이 어리다. 올해 19세다. 약점도 있다.
시야가 아직 넓지 않다. 하지만, 최근 농구 트렌드를 보면, 그런 넓은 시야는 필수적이진 않다. 가드로서 패싱을 위한 코트 비전이 있으면 더욱 좋지만, 이 부분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타고난 부분도 있고 경험도 중요하다. 신예 가드들에게 이런 시야까지 갖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오히려 이소희의 스피드와 슈팅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주문이 더욱 효율적이다.
이 부분을 BNK 썸 코칭스태프는 잘 알고 있다. 이소희는 "유영주 감독님과 최윤아 코치님이 항상 '너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된다. 공격적으로 하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효율적 주문이다.
이소희 역시 "시야를 단 기간 익히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농구는 팀 스포츠이고 항상 염두에 두지만, 공격적 상황에서는 '해결하면 된다'는 마인드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매우 긍정적 방향 설정이다. 이소희의 보완과제는 코트 비전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 있다.
준결승에서 보여준 모습은 2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속공 찬스에서 1대1 공격이 열려 있지만, 적극적이진 않았다. 개인 돌파가 가능할 때와 팀동료를 기다리면서 세컨드 찬스를 노리거나 세트 오펜스로 전환할 때의 선택이 효율적이진 않았다.
또, 공격형 가드의 필수인 스크린 이용에서 아직 많은 개선점이 필요하다. 스크린 활용이 서투르고 효율적이진 않다. 흔히 개인기가 중요하다고 얘기할 때 착각하는 게 있다. 화려한 드리블과 스텝으로 1대1 상황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득점을 올리는 게 개인기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팀 동료를 이용해 2대2, 혹은 3대3 상황을 만들고, 스크린을 이용하면 더욱 자신의 개인 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스크린을 받고, 만들어진 스페이싱을 이용하거나, 미스매치를 활용하면 개인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공격형 가드들이 모두 갖추고 있는 필수적 요소다.
아직 젊기 때문에 충분히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다. 국가대표팀은 가드, 포워드진이 줄줄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상황이다. 지금의 기량과 가능성을 봤을 때, 이소희의 국가대표 발탁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 속초=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