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우리가 좀 더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다."
세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이번 시리즈에서 선수들에게 당부하는 키워드는 바로 '확신'이다.
매 순간, 살 떨리는 승부의 계절. 절체절명의 순간, 믿을 건 오직 자신 뿐이다. 지난 1년간 흘린 구슬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쏟은 노력이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그 어떤 많은 노력도 물거품이 될 뿐이다.
김태형 감독은 이를 잘 알고 있다. 파죽지세로 LG 트윈스-SK 와이번스를 연파하고 올라온 상대 팀 키움 히어로즈에 비해 월등히 나은 전력도 아닌 상황. 선수들이 자기 확신을 못하는 순간, 바로 그 지점이 위태롭던 둑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다.
김 감독은 시리즈 전부터 '확신'을 강조했다. 특히 시리즈 내내 투수들을 이끌어야 할 안방마님 박세혁에게 이 단어를 주문했다. 주전포수로 한국시리즈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라 더욱 필요한 단어였다.
'확신'하지 못한 선수에 대해 확실한 메시지를 주는데 한치 주저함도 없다. 23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회초 3실점 하며 2-5가 되자 김태형 감독은 7회초 수비부터 박세혁 대신 이흥련을 교체 투입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흐름이 좋지 않았다. 이영하의 공이 좋았는데 우왕좌왕 하는 것 같았다.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에서의 교체였다"고 설명했다. 확신을 가지고 투수를 이끌지 못했다는 질책성 교체였다.
이날 8타석 무안타를 끝내고 멀티히트와 끝내기 안타를 날리며 백조로 변신한 박건우의 반전에도 확신에 대한 주문이 있었다. 김 감독은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자신있게 치라'고 주문했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좋아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9회말 무사 1루에서 깜짝 2루타로 역전에 발판을 마련한 오재원 투입에 대해서도 "최주환이 타석에서 어이없는 삼진을 당한 부분이 수비에서 영향을 끼칠 것 같았다"며 오재원 교체 이유를 밝혔다.
5시즌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김태형 감독. 2번의 연속 실패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을 선수들의 자기 확신에서 찾았다. 큰 경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1,2차전 무수한 시행착오 속에서 두산 선수들은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맛보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강화해 가고 있다. 2차전을 마치고 "좋은 기운이 우리에게 오는 것 같다"고 말한 김태형 감독의 언급은 바로 선수단 사이에 퍼지고 있는 '확신의 회복'이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