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00년의 태양이 뜬 한국 영화, 대미를 장식할 최고의 명작이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가려진다.
코미디 장르의 새바람, 한국 영화 최초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 영예, 전 세계 전무후무한 수상 기록 등 한국 영화의 판을 뒤흔든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자 흥행작이 청룡의 무대에 오른다. 그곳에는 감동과 공감, 실험이 춤을 췄고, 한국 영화 새로운 100년의 희망이 샘솟았다.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은 과연 누구의 품에 안길까. 제40회 청룡영화상은 21일 오후 8시45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성대한 막을 올리며, 최우수작품상의 환희가 마지막을 수놓는다.
▶ 지금까지 이런 코미디는 없었다…'극한직업'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뜨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 1월 개봉해 1626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이 이견없이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형사들의 치킨집 위장 창업이라는 참신하고 기발한 소재를 바탕으로 순수 코미디를 표방한 '극한직업'은 개봉 직후 극장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7번방의 선물'(2013, 이환경 감독)의 기록(1281만명)을 꺾고 역대 코미디 영화 최고 신기록을 세웠다. 이병헌 감독의 이른바 맛깔스런 '병맛 대사'는 최고의 양념이었다. 한동안 외면받았던 코미디 장르를 흥행 장르로 일으켜 세우며 한국 영화의 물줄기를 바꿔 놓았다.
▶ 전 세계 사로잡은 봉도르 신드롬…'기생충'
5월은 뜨거웠다. 칸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한국 영화 100년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마스터피스로 역사에 기록됐다. 청룡영화상에서도 가장 강력한 최우수작품상 후보다.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그린 '기생충'은 한국 사회 현실의 문제를 꿰뚫는 날카로운 메시지와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디가 잘 담긴 작품으로 폭발적인 호평을 받았다. 국내는 물론 칸, 북미를 포함해 전 세계 봉도르<봉준호+황금종려상(Palme d´Or)> 신드롬을 일으켰고, 그 열풍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 전무후무한 35관왕 수상…'벌새'
'독립영화계 기생충', '벌새'를 설명하는 강렬한 수식어다. 청룡의 다크호스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극장가의 파란을 일으킨 명작이다.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박지후)가 한문 선생님 영지(김새벽)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138분이 결코 길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섬세한 감성과 힘있는 스토리를 통해 진한 울림을 선물한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관객상,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집행위원회 특별상을 시작으로 최근 열린 제4회 런던 동아시아 영화제 여우주연상(박지후) 수상까지 무려 전 세계 35관왕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 탭댄스 영화의 신기원…'스윙키즈'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관객을 찾았던 '스윙키즈'는 실험 정신이 돋보였다.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이야기를 담은 '스윙키즈'는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영화화 했다. 포로수용소 내 댄스단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고 이런 스토리에 탭댄스 퍼포먼스를 적용, 새로운 댄스 영화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할리우드에서만 봐왔던 댄스 영화를 한국화해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감각적인 연출과 에너지 넘치는 젊은 배우들의 신선한 시너지, 블록버스터급 수록곡과 폭발적인 퍼포먼스는 '스윙키즈'가 구현해 낸 신기원이다.
▶ 재기발랄 재난 블록버스터의 좋은 예…'엑시트'
올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엑시트'는 격이 다른 재난영화로 기록됐다.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그의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담은 '엑시트'는 민폐 캐릭터 혹은 억지 감동과 신파를 주입하지 않는 새로운 재난 영화로 관객의 입소문을 얻었다. 특히 폭력성과 선정성 없는 스토리와 오락성 강한 전개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무비로 평가받으며 무려 941만 관객을 동원, 올여름 최고의 흥행 성적을 꿰찼다. '엑시트'는 재기발랄한 설정과 신선한 전개로 재난 영화의 반전이라는 미소를 안겼다. 또 한국적인 상황 안에서 액션을 그려낸 점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