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노리치 시티 다니엘 파크 감독이 '절친'에게 최고의 선물을 보냈다.
파크 감독은 15일(한국시간)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에서 깜짝 무승부를 끌어냈다. 전반 26분 티무 푸키의 선제골과 전반 38분 골키퍼 팀 크룰의 자책골로 인해 1대1 스코어로 끝난 경기를 마치고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이었다"고 큰 만족감을 표했다.
파크 감독은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도 이 결과에 만족했을 거로 확신했다. 9연승에 실패한 레스터가 승점 39점, 같은 날 왓포드를 잡은 리버풀이 승점 49점이 되면서 1~2위간 승점차가 10점으로 벌어졌다. 클롭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파크 감독은 "아마도 위르겐이 메시지를 보내왔을 것 같다. 조금 이따가 핸드폰을 확인해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노리치는 지금까지 리버풀 팬들이 뽑은 최고의 팀이다. 시즌 초 리버풀의 우승 라이벌이자 2연패팀인 맨시티를 홈에서 잡았다. 이후 리버풀의 머지사이드 라이벌인 에버턴을 꺾었고, 콧대 높은 팀으로 리버풀을 위협하던 레스터와 비겼다. 올시즌 승점 12점 중 7점을 3팀을 상대로 따냈다. 시즌 초 리버풀에는 1대4로 패했다. 의도한 바는 물론 아니겠지만, '친리버풀' '친위대'라고 할 만한 행보를 보였다.
한 리버풀 팬은 SNS에 노리치와 리버풀이 반반 섞인 스카프가 크리스마스에 불티나게 팔릴 거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팬은 본인들은 강등권에 있으면서 레스터와 맨시티를 잡아준 노리치에 진심을 다해 감사를 표했다.
그동안 '노리치'라는 키워드는 '아픔의 상징'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이 확실시되던 2013~2014시즌 스티븐 제라드 당시 주장이 선수들을 모아두고 "위 고 노리치!(다음은 노리치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지만, 해당시즌 결국 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시즌 승격한 노리치는 리버풀의 라이벌을 하나둘 제거해주고 있다. 리버풀이 우승한다고 가정할 때, 공로패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위 러브 노리치!'라는 문구와 함께.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