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 종합병원에서 사망한 환자의 유족들이 병원측의 과실을 주장하며 진료중이던 의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병원측에 따르면 16일 오후 천안의 A종합병원에서 사망환자의 유족들이 진료실에 난입해 환자를 진료 중이던 담당의사를 컴퓨터 모니터 등으로 상해를 입혀 경찰에 체포됐다.
폭행 가해자들은 당뇨발, 관상동맥병, 직장 궤양 등 지병으로 지난 8월 25일 사망한 82세 여자 환자의 유족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에 있던 이 모 간호조무사는 "오후 2시 30분쯤 진료실에 갑자기 두 사람이 난입해 문을 잠그고 한 사람은 의사를 붙잡고 다른 사람은 폭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해자들은 현장에서 이를 말리던 다른 환자와 간호조무사까지도 폭행했으며, A병원 측 보안요원들의 출동으로 가까스로 제지됐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폭행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조사 후 귀가한 상태다.
병원의 과실을 주장하고 있는 유족들은 지난 9월에도 환자 사망 후 또 다른 담당의사의 진료실을 찾아 난동을 벌인 바 있다고 A병원측은 전했다.
폭행을 당한 교수는 머리와 얼굴, 손 등을 다쳐 응급처치 후 현재 입원 치료 중이며, 심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정신과적인 치료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병원 관계자는 "환자의 사망원인은 폐렴 등으로 인한 기저질환 악화와 혈전으로 인한 혈관폐색"이라며, "그간 여러 차례 의료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은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권을 보호하고, 폭행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병원차원에서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며,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가해자들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으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