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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외국인 선수 투입, 신한은행에 어떤 영향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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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어느 프로스포츠 종목이든 외국인 선수를 '긁지 않은 복권'에 비유하곤 한다.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반대로 실패할 확률도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다른 리그에선 맹활약을 했던 선수라도, 국내 리그에선 그렇지 못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케이스도 꽤 있다. 따라서 안전장치로 국내에서 어느정도 검증이 된 선수를 뽑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선수 1명 보유와 출전이 전부인 국내 여자 프로농구가 대표적으로 그렇다. 올 시즌을 앞두고 6개팀 가운데 4개팀이 이미 국내 리그를 경험했던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며 전력의 안정을 꾀했다.

이런 가운데 리그 중반을 향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신한은행이 다소 모험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체 선수였던 비키바흐(30)를 16일 BNK전을 끝으로 11경기만에 내보내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뽑았던 엘레나 스미스(23)를 19일 삼성생명전부터 기용하기로 한 것이다. 엘레나는 개막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해 수술을 한 후 재활을 해왔으나, 생각보다 회복이 늦어지면서 팀의 12경기째만에 드디어 출전하는 것이다. 호주 출신의 엘레나는 올해 WNBA에 처음으로 데뷔한 루키로, 한국 무대 역시 처음이다. WNBA에선 올 시즌 경기당 7분30초 정도만 뛰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선수라 할 수 있다. 1m93의 포워드로 포스트 플레이보다는 내외곽에서 빠른 트래지션을 통해 공격쪽에 조금 더 무게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비키바흐는 올해로 4번째 국내 리그를 경험한 노장으로, 코트를 장악할만한 뛰어난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골밑을 꾸준히 지켜주며 수비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보탬이 됐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의 존재감이 남다른 국내 여자농구의 현실을 감안했을 때 신한은행으로선 리그 중반부터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해야 할 상황이 된 셈이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 역시 "비키바흐가 갑자기 투입된 외국인 선수였지만 나름의 역할을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엘레나가 얼마나 잘해줄 수 있을지는 솔직히 나도 궁금하다. 첫 국내 실전 무대라 상대가 제대로 파악을 못했기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도 있지만, 1~2경기만 치르면 특징을 파악할 수 있기에 힘든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몸 상태는 정상치와 비교해 70~80% 정도로 손발은 계속 맞추고 있다. 젊고 빠른 선수이기에 높이는 낮아지겠지만 대신 공수 전환이 빠르게 전개되는 농구가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현재 신한은행은 주전 5명의 평균 나이가 6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30세가 넘을 정도로 베테랑들이 많다. 따라서 엘레나가 새롭게 합류하면 안정감은 조금 떨어지겠지만, 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다만 상대팀 다양한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와 수비 매치업을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공수 전술의 습득과 동료들과의 팀워크를 얼만큼 빨리 발휘할 수 있을지가 연착륙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비키바흐는 18일 신한은행과 계약을 마치고, 역시 외국인 선수 카이저의 부상으로 7연패의 늪에 빠져 있는 삼성생명으로 옮길 예정이다. 16일 BNK전에서 3쿼터 플레이 도중 발목 고통을 호소하며 벤치로 나갔다가 다시 기용됐는데, 이렇다 할 대체 외국인 선수를 끌고 오기 힘든 삼성생명으로선 큰 부상만 없다면 무조건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19일에 취업비자를 받기 위해 일본을 다녀와야 해서 공교롭게 19일 신한은행전은 뛰지 못하고, 21일 우리은행전부터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한치영 사무국장은 "카이저가 1월이 돼야 복귀할 상황이라 비키바흐가 최소 4경기는 책임을 져줘야 한다. 카이저의 재활이 늦어질 경우 더 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