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2019년 K리그는 스타 기근 현상이 조금 풀리는 원년이라고 볼 수 있다. '대팍'으로 히트를 친 대구FC 구단은 스타 골키퍼 조현우로 쏠쏠한 마케팅 효과를 봤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선방쇼로 얼굴을 알린 조현우는 수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대구에선 누구나 알아보는 스타가 됐다.
K리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오랜 기간 스타 부재에 시달렸다. 월드컵 4강으로 반짝 달아올랐던 열기는 순식간에 신기루 처럼 사라졌다. K리그에서 특정 선수가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던 건 2005년 FC서울 박주영이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올해는 좀 다른 양상"이라고 말한다. K리그 관중 흥행이 특정 구단에 치우치지 않았고, 고르게 상승한 배경으로 구단 대표 스타들이 발굴된 점에 주목했다.
조현우 같은 경우 러시아월드컵 선방과 튀는 헤어 스타일 그리고 준수한 외모 등이 두루 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았다. 대구 구단의 경우 조현우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골대 뒷자리가 맨 먼저 매진되는 특이한 사례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9년 정규리그 MVP 울산 현대의 김보경은 단 한골차로 팀의 우승이 날라갔지만 선수로는 가장 빛났다. 또 유튜버로 성공적인 출발을 보여,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인지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한 해였다. 올해 문선민은 전북 현대의 공격을 주도했고, K리그 어워즈 MVP 투표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해 10(득점)-10(도움)을 기록하며 스타들이 즐비한 전북 구단에서도 최고로 빛났다. 대구 정승원은 빼어난 외모와 저돌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절묘하게 어울렸다. 정승원은 '대구 아이돌'로 불린다. 여성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고,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0만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지난 6월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들도 K리그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U-20 월드컵에서 선방을 펼친 골키퍼 이광연은 소속팀 강원으로 돌아와 치른 포항과의 1군 데뷔전서 큰 화제가 됐다. 그 경기에서 이광연은 4실점하고도 강원이 극적으로 5대4 역전승했다. 공격수 오세훈(아산), 윙어 엄원상(광주), 수비수 황태현(안산)과 이지솔(대전) 등은 월드컵 이후 소속팀에서 준 주전급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구단들도 U-20 월드컵을 마치고 복귀한 선수들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해 관중 몰이로 이어갔다. 베테랑 중에는 이동국(전북)과 박주호(울산)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면서 축구 외적 활동으로 K리그의 인지도를 알렸다.
전문가들은 "K리그의 흥행 중심은 결국 선수다.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 선수가 많아질수록 K리그의 가치는 올라가고, 관중 흥행은 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