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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팀수상은 8년만'…'2019 KBS연예대상' 고민 엿보인 수상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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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019 KBS 연예대상'은 올해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1일 진행된 'KBS 연예대상'에서는 샘 해밍턴, 도경완, 문희준, 홍경민, 박주호 등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팀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단체 수상에 대한 지적을 예상하면서도 이들을 대상으로 택한 것. 왜 그랬을까.

팀이 대상을 수상한 것은 2011년 이후 8년만이다. 당시 이승기 이수근 엄태웅 은지원 김종민 등 '1박2일'팀이 수상했었다. 강호동이 급작스럽게 하차한 후에도 KBS간판 예능인 '1박2일'의 위상을 지켜준 멤버들에 대한 치하였기때문에 그나마 이해가 되는 시상이었지만 당시에도 논란은 있었다.

한 명의 대상 수상자를 결정해 자격 논란을 부르는 것보다는 단체 시상을 통해 골고루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겠다는 것은 올해의 분위기로 보면 이해가 가는 일이다. 지상파 방송의 연말 시상식이라는 것이 자사 방송에서 활약한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KBS는 시상식에 앞서 올해 대상 후보로 이경규, 이영자, 김숙, 전현무,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빠들, 그리고 '살림하는 남자들2'의 김승현 가족 등 총 6팀을 올렸다. 대내외적으로 이중 대상에 가장 근접했다고 평가받은 것은 전현무였다. 그는 올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와 '해피투게더4' 등으로 큰 활약을 펼쳤다. 특히 '당나귀 귀'는 올해 론칭한 KBS 예능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며 '1박2일'의 빈자리를 메웠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화제성이나 시청률면에서 독보적인 존재라고 보기는 힘들다. 또 두 프로그램 모두 집단 MC체제인 까닭에 전현무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

KBS아나운서 출신이라는 이점도 있었지만 반대로 KBS출신이라 부담이 되기도 했다. 2015년 9월까지 KBS 출연금지 상태였던 전현무는 2017년 MBC에서 '방송연예대상'을 수상했고 SBS에서도 'S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KBS에서는 2016년 우수상을 받은 후에는 인연이 없었다.

올해 KBS 예능은 꽤 굴곡이 많았다. 기존 '해피투게더4'나 '뮤직뱅크' 등 KBS의 전통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시청률 하향곡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하락세는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연예가중계'와 '안녕하세요' 등 장수예능은 시청률 부진과 소재고갈 등의 이유로 폐지수순을 밟았다.

가장 컸던 것은 역시 간판 예능인 '1박2일 3'가 정준영 사태로 인해 간판을 내리면서 흔들렸다는 것이다. 새 진용을 갖춘 시즌4가 지난 8일에야 간신히 시작됐다. 덕분에 '맏형' 없는 시장에서 동생들이 분투했지만 연말이 돼서야 '신상출시 편스토랑'이나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 새롭게 론칭한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고 있다.

김승현(쇼오락부문 최우수상), 김태우 도경완(쇼오락부문 우수상), 심영순 정일우(쇼오락부문 신인상) 등 수상자들의 면면이 다소 생소하다는 것이 KBS예능의 현 상황을 말해주기도 한다.

물론 서서히 빛이 보이고 있다. 2020년은 올해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박2일4'는 첫 방송부터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가 식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또 새롭게 론칭한 프로그램들은 내년이 더 기대되는 모습이다. 네티즌들에게 받았던 '노잼 예능' 혹평을 2020년에는 벗어버릴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