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아시아축구연맹(AFC)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긴급 회의를 열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을 연기 조정했다. 당장 이달 중순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ACL 조별리그 4경기가 4월과 5월로 연기됐다. 따라서 이달말 개막할 예정인 2020시즌 K리그 일부 일정도 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조별리그 일정이 밀리면서 16강전도 당초 계획 보다 뒤로 밀렸다. 또 AFC는 향후 코로나바이러스의 진행 추이를 살펴본 후 조정한 중국팀 홈 경기가 개최 3주전까지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제3국 중립경기로 진행하기로 했다.
AFC는 4일 ACL 본선 참가국(동아시아 6개국 협회 또는 연맹) 한국 중국 일본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6개 협회 또는 연맹 관계자를 AFC 본부(말레이시아)로 불러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ACL 조별리그 경기 개최 및 일정 조정 회의를 열었다. 앞서 AFC는 이미 2월 중국에서 예정됐던 ACL 경기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그걸 재조정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호주 등이 중국인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일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렇게 되면서 AFC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호주의 중국인들의 입국 금지 조치에 따라 중국 출신 선수들이 ACL 조별리그 경기를 위해 호주에 입국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 조치에 따라 호주에서 열릴 중국 클럽들의 조별리그 1라운드(11~12일) 경기 개최가 어렵게 됐다.
4일 AFC 결정에 따라 오는 11일 예정된 서울-베이징 궈안전이 4월 28일로 미뤄졌다. 12일 수원 삼성-광저우 헝다전은 4월 29일로, 18일 잡혔던 울산-상하이 선화전은 5월 19일로, 19일 전북-상하이상강전은 5월 20일로 연기됐다. AFC는 추후에 변경된 조별리그 전체 일정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했다.
또 16강 1~2차전 일정도 당초 1차전이 5월 26~27일에서 6월 16~17일로, 2차전은 6월 16~17일에서 6월 23~24일로 조정됐다. 일단 8강전 이후 일정은 손을 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AFC가 중국 클럽들의 입장을 많이 배려했다"고 말한다. 중국은 이번 대회 본선에 4팀(베이징 궈안, 상하이 상강, 상하이 선화, 광저우 헝다)이 출전한다. 또 중국이 AFC에 미치는 입김이 세다. 중국 클럽에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주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최악의 경우 중국 클럽의 홈 경기가 제3국에서 열릴 수 있다. 4월 이후에도 중국 홈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잠해지지 않을 경우 AFC는 제3국 중립 경기를 갖기로 했다.
이번 결정과 일정 연기로 당초 발표된 K리그 1부 10라운드(4월 30일~5월 3일)와 18라운드(6월 23~24일) 일정이 추후 조정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