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극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일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13만9451명에 그쳤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주 월요일(1월 27일) 총 관객수 122만8035명의 약 1/9 수준이다. 지난 주 주요 개봉작이 없었고 설 연휴를 감안하더라도 관객수의 하락 폭은 눈에 띈다. '남산의 부장들'을 비롯한 화제작들이 개봉하기 전이자 연휴가 아니었던 1월 20일 월요일 총 관객수(19만6043명)와 비교해도 관객수의 급감 폭을 쉽게 알 수 있다.관객수 급감의 이유는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우려 때문이다. 대형 쇼핑몰 등에 인접해 있는 영화관이야 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공간이다. 더욱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대형 멀티플렉스들도 연달아 임시 휴업을 결정하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을 더욱 끊어지게 만들고 있다. 5번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CGV성신여대입구점은 지난 주말까지 영업을 중단했고, 12번 확진자가 찾은 CGV부천역점 역시 임시 휴업을 결정하고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15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수원 AK플라자 백화점과 인접한 CGV수원점 역시 3일 휴업하고 방역 소독 작업을 펼쳤다.
상영중인 영화들은 물론 개봉을 앞둔 영화들까지 비상이 걸렸다. 개봉 직후 호평 속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 하던 '남산의 부장들'(우민호 감독, 누적관객수 430만8242명)은 갑작스러운 관객수 급감으로 인해 손익분기점(500만명) 돌파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동시기에 개봉한 '히트맨'(최원섭 감독), '미스터 주: 사라진 VIP'(김태윤 감독)도 마찬가지다. 개봉을 앞둔 영화들도 마찬가지다. 당장 내일(5일) 개봉을 앞둔 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퀸의 황홀한 해방)'(캐시얀 감독), '조조 래빗'(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제작 배급 및 수입사 관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한 어린이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더 프린세스: 도둑 맞은 공주'(올레 말리므 감독)는 결국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홍보사 측은 "'더 프린세스 도둑맞은 공주'는 어린이 관객이 주로 찾는 애니메이션 장르로 관객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직한 후보'(장유정 감독),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휸 감독) 등 다음주 개봉작들은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경과를 지켜보며 내부적으로 개봉 연기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관련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측은 6일과 7일 예정됐던 가족 시사회와 쇼케이스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2월 중 계봉 예정인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역시 5일 팬들과 함께 할 예정이었던 쇼케이스 행사를 취소했다. 25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제56회 대종상영화제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