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임성재는 지난해 처음으로 출전한 '제5의 메이저대회'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천당과 지옥을 함께 맛봤다. '악마'가 설계했다고 평가받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의 13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했지만,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리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컷 통과 기준(144타)에 한 타가 모자라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임성재는 이 기억을 안고 다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도전한다. 임성재는 12일(한국시각) 대회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홀인원의 좋은 기억이 있는데, 또 17번 홀에선 반대로 물에 빠지면서 예선에서 탈락했던 안 좋은 기억도 있었다. 좋으면서도 슬펐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해와는 임성재의 위상이 천양지차다. 임성재는 지난 2주 동안 혼다 클래식과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각각 우승과 단독 3위를 차지하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페덱스컵 포인트 1위에 등극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톱클래스로 뛰어오른 것. 상금랭킹도 저스틴 토마스(미국)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임성재는 "첫 우승하고 나서 지난주에 백투백 우승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 보다 2주 연속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상위권에 진입한 것만으로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도 아주 큰 대회다. 지난해에는 비록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올해는 꼭 예선을 통화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3, 4 라운드에서 잘해 또 다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컨디션은 현재 괜찮다. 샷 컨디션도 좋고 몸 컨디션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내가 페덱스컵 포인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너무 신기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권에 이름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부담은 많이 없다. 욕심보다는 그냥 현재 플레이가 좋고 상황이 좋아서 페덱스컵 포인트 유지만 잘 하고 싶다.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고 연락도 많이 받았다. 여러모로 기분이 좋았다. 이 기분을 이어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극적으로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던 이경훈도 첫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출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경훈은 "TV로만 보던 대회에 나와 설레다. 여기에서 연습은 몇 차례 해봤는데 이렇게 대회에 나오니 너무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대회 코스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는 "후반에 드라마틱한 홀들이 많이 있다. 17번 홀도 그렇고, 16, 17번, 18번 홀이 전부 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홀들인 것 같다. 연습 라운드를 해봤는데 본 대회가 되면 압박감 속에서 모든 선수들이 긴장을 하게 되면, 그런 점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코스도 좋고 해서, 재미있는 한 주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주 전현 세계랭킹 1위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 이경훈은 "지난 주에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고, 운 좋게 톱 클래스 선수들과 같이 쳤는데 그 좋은 기운을 받아서 이번 주도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