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걸그룹 헬로비너스 출신 배우 권나라가 JTBC 수목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인해 배우로의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헬로비너스 센터 였던 권나라는 그동안 외모와 비율로 관심을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를 통해 안방극장에 데뷔했지만 외모로 주목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송새벽과 러브라인을 만들기도 했지만 큰 관심을 얻지는 못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와 '닥터 프리즈너'에서 아나운서와 의사 등 전문직 여성 캐릭터를 맡았지만 외모 덕이 컸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이태원 클라쓰'에서 오수아 캐릭터는 전작들과는 조금 다르다. 처음부터 복잡다단한 인물이다. 박새로이(박서준)의 아버지(손현주)와 우정을 나누고 박새로이와도 '썸'을 타지만 자신의 욕망을 위해 반대편에 서는 인물이 오수아다.
보육원에서 외롭게 자라서인지 철저한 개인주의자이자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다. 박새로이를 견제하기 위해 장대희(유재명)에게 발탁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성공을 위해 이를 활용하고 그러면서도 박새로이를 놓치 못한다. 표정 하나, 대사 한마디까지 캐릭터로 표현해야하는 역할이지만 권나라는 무리없이 이를 소화해내고 있다.
최근 촬영에서도 권나라는 오수아가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설움과 진심을 쏟아내는 장면에 완벽한게 몰입해 진정성 있는 감정 연기로 현장을 압도했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지난 7일 방송분에서 오수아가 박새로이에게 "그냥 멈추면 안 돼? 다 버리고 나한테 와. 우리 행복해지자"라고 눈물로 고백하는 명장면이 탄생,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 '장가'에 대한 복수가 우선이라는 박새로이의 답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은 이제껏 이성적인 판단력이 돋보였던 오수아와 상반된 모습이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수아는 박새로이에게 "복수가 끝나면? 그땐 행복해지는 거야?"라면서 그의 방향을 짚어줘 박새로이는 물론 많은 이들의 마음에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능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킹메이커로서의 역할도 다부지게 해내고 있다. 부하 직원이 된 장근수(김동희)를 휘어잡는 냉철한 카리스마와 시선을 강탈하는 여신 비주얼까지 호평 받았다. 장근수를 향해 "회장님 아들이건 뭐건 내 팀에 얼빠진 직원은 필요 없어. 빨리 적응해"라고 날카롭게 질책하기도 하고 능력을 겸비한 '찐 커리어우먼'의 매력과 서늘한 눈빛, 촌철살인 대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실 방송 전 대중들이 오수아 캐릭터에 큰 기대를 갖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권나라가 또다시 예쁜 외모로 커리어우먼을 연기한다고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진폭 넓은 연기로 인해 권나라라는 배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