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18년 말 경찰야구단에서 제대한 박준표(28·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부푼 마음을 안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스프링캠프 직전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했다. 위에서 용종이 발견됐다. 수술이 불가피했다. 이후 박준표는 특유의 긍정의 힘으로 이겨냈다. 5월 23일부터 1군 마운드에 오른 박준표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13년 프로 데뷔 이후 최다출전(49경기) 최다이닝(56이닝) 5승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했다. 시즌 중반에는 1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기도. 무엇보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가 0.86에 불과했고, 피안타율이 0.211로 팀 내에서 전상현(0.20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저분한 싱킹 패스트볼(싱커)로 '야구인생'의 답을 찾았다. 지난해 싱커로만 타자를 상대했을 뿐 또 다른 직구 계열인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은 던지지 않았다. 유동훈 투수 코치에게 배운 싱커를 군대에 가서 완성시켰다. 박준표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아롤디스 채프먼처럼 싱커로 100마일을 던지는 속구형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타자를 맞춰잡는데 싱커가 제격이었다.
이 싱커 덕분에 박준표는 생애 첫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연봉 6500만원에서 69.2% 오른 1억1000만원에 사인했다. 큰 틀에서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인상률이 높지 않은 고과정책에도 박준표는 연봉 인상이란 당근을 획득했다.
박준표의 2020시즌 준비는 스프링캠프에서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박준표는 이번 캠프에서 5경기에 등판, 총 6이닝을 소화하면서 6안타 1사구 7탈삼진 3실점을 기록 중이다. 무실점은 3경기였다. 특히 '강심장'답게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6경기에서 볼넷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KIA 팬들은 코칭스태프의 계획과 달리 박준표가 선발투수 보직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팬들의 바람과 달리 박준표가 캠프에서 소화하는 이닝을 보면 이번 시즌도 불펜 보직이다. 다만 박빙의 승부에서 리드를 지킬 수 있는 필승조로 활약할 전망이다. 박준표도 선발 욕심은 없지 않다. 단,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그것을 달성하면 또 다른 미션도 주어질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