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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KT 강백호 1루수 변신, 10년을 내다본 이강철의 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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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KT 위즈 강백호(21)의 1루수 변신이 확정됐다.

KT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주전 1루수로 강백호를 낙점하기로 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강백호의 1루수 실험을 펼쳐온 이 감독은 그동안 포지션 변경 가능성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을 아껴왔다. 최근 연습경기를 통해 강백호의 1루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개막 라인업에 강백호를 1루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강백호는 지난 2년간 외야수로 활약하며 KBO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데뷔 시즌 29홈런을 터뜨리며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지난해엔 부상 악재 속에서도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태극마크를 짊어지는 영광도 안았다. 이런 그가 수비 부담이 큰 내야수, 그것도 아웃카운트와 직결되는 1루수로 포지션을 바꾸는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미래를 내다본 이 감독의 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감독은 캠프 기간 강백호에게 1루수 기용 계획을 밝히면서 KBO리그의 현재를 거론했다. 강백호와 맞먹는 타격 실력을 갖췄거나, 비슷한 실력을 보였던 KBO리그 국내 전문 1루수는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 오재일(34·두산 베어스), 김태균(38·한화 이글스), 이대호(38·롯데 자이언츠) 정도다.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이들과 달리 20대 초반인 강백호가 1루수로 자리를 잡는다면 최소 10년 동안 국내 최고의 1루수이자 대표팀의 1루를 책임지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이 감독으로부터 이런 생각을 전해 들은 강백호도 1루수 전업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강백호는 성공적으로 1루에 안착했다. 쉽지 않은 1루 수비에 빠르게 적응한 뒤부터 타격 페이스는 빠르게 올라갔다. 스프링캠프 기간 치른 7차례 평가전에서 1할9푼(21타수 4안타)에 그쳤던 타율은 자체 청백전 13경기서 3할6리(36타수 11안타)까지 올라갔다. 최근 팀간 연습경기에서도 강백호는 공-수 전반에서 안정된 활약상을 선보이면서 이 감독을 웃음 짓게 했다.

강백호가 1루수로 낙점을 받으면서 KT의 올 시즌 라인업도 윤곽을 드러냈다. 테이블세터진에 심우준-김민혁이 자리를 잡고, 강백호-유한준-멜 로하스 주니어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꾸려지게 됐다. 하위타선엔 황재균-박경수-장성우가 위치하고, 배정대가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고 상위 타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