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세월은 많은 것을 바꾼다.
마운드를 지배하던 선수들도 힘겹게 버텨야 하는 시기가 온다.
삼성 라이온즈 왕조를 이끌던 전설의 투수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삼성 윤성환(39) 권오준(40) 두산 권 혁(37) 롯데 장원삼(37)이다.
전성기 구위는 아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과 수 싸움으로 마운드를 지키온 전설의 백전노장.
쉽지 않은 시즌 초를 보내고 있다.
한해가 더 지났다. 어느덧 불혹에 이르렀거나 코 앞이다. 전설의 생존기. 쉽지만은 않다.
안팎의 도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즌 초부터 타고투저가 또렷하다. 타자들이 많은 준비를 하고 나왔다. 공인구 반발력도 심상치 않다. 힘보다는 타이밍 싸움으로 버티는 노장 투수들에게는 결코 유리한 환경이 아니다.
'삼성 왕조의 주역'들은 올 시즌 단 한명도 1군 엔트리에서 개막을 맞지 못했다. 시즌이 시작해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하나둘씩 합류했다.
두 선발 투수들은 딱 한번 던지고 1군에서 말소됐다.
윤성환은 16일 1군에 합류했다. 수원에서 열린 KT위즈전에 부상중인 백정현 대신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선발 2이닝 만에 8안타 3볼넷으로 6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특유의 정교한 제구가 흔들리며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다음 날인 17일 등록 하루 만에 말소됐다.
향후 콜업 일정은 불투명하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다음에 다시 나갈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단 퓨처스리그에서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장원삼은 9일 1군에 합류했다. 12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3이닝 10안타 1볼넷 5실점. 결국 윤성환과 마찬가지로 시즌 첫 선발 등판 다음날인 10일 등록 말소됐다.
윤성환과 장원삼은 기존 선발진의 부진과 부상 등 돌발 변수가 생겼을 때 재 도전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불 같은 강속구로 삼성왕조 최강 불펜을 호령하던 두 투수도 시즌 초 자리 지키기가 수월하지 만은 않다.
현역 최고령 투수 권오준 역시 1군에서 개막을 맞지 못했다. 12일 팀에 합류했다. 아쉽게도 합류 후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실점했다. 2⅔이닝 5안타 3실점. 하지만 권오준 사전에 물러섬이란 없다. 안타를 맞더라도 단 하나의 볼넷 없이 여전히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고 있다.
권 혁도 쉽지 않은 시즌이다. 2군에서 개막을 맞은 그는 15일 1군에 합류했다. 16일 KIA전에 2-10으로 승부가 기운 7회 시즌 첫 등판했다. 1이닝 1안타 무실점. 그래도 최고 구속 144㎞까지 찍었다. 두산 불펜은 시즌 초 흔들리고 있다. 가장 많은 경험의 소유자 권 혁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타이트 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믿음을 벤치에 심어줘야 한다.
힘겨운 시즌 초를 보내고 있는 삼성 왕조 출신 투수들. 자존심을 지켜줄 현역 최후의 보루가 있다.
'돌아온 끝판왕' 오승환이다. 7년 만의 라이온즈 복귀 시즌. 지금 흐름대로라면 6월9일 대구 키움전 부터 출격 가능하다. 지난해 말 팔꿈치 수술 이후 강력한 구위를 회복했다. 살아있는 전설로 올 시즌 파란의 주인공이 될 공산이 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