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괴물 타자' KT 위즈 강백호가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KT는 19일 한화 이글스 전에서 13대11로 2점차 신승을 거뒀다. 12점차에서 2점차까지 쫓긴 보기드문 명승부였다.
강백호는 4회 시즌 5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홈런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강백호는 "초구 봤는데 포수가 몸쪽에 앉더라. 포인트 앞쪽에 놓고 힘껏 쳤더니 홈런이 됐다"며 '괴물'다운 소감을 전했다.
강백호는 "지난 겨울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린 게 도움이 되고 있다. 타격할 때 힘 전달이 잘 되는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런왕 같은 개인 타이틀 욕심은 솔직히 전혀 없다. 내가 잘하는게 팀이 승리하는 기반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올해 목표는 오직 가을야구, KT의 5강 진출"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한준의 부상 이탈 이후 맡고 있는 4번 타순에 대해서도 "별 생각이 없다. 앞뒤로 좋은 타자가 많아 해결보다 연결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백호는 이날 1회 2루타, 4회 홈런, 5회 단타를 때려내며 사이클링 히트를 눈앞에 뒀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배트가 부러졌음에도 워닝 트랙까지 타구를 날리는 괴력도 뽐냈다. 하지만 강백호는 "점수차가 갑자기 막 좁혀져서 사이클링 히트는 신경쓰지 않았다. 배트가 부러질 거란 생각을 못했는데 부러져서 놀랐을 뿐"이라고 전했다. 올시즌 리그 전체의 홈런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개막이 미뤄지면서 날씨가 따뜻한게 투수보다는 타자들에게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평했다.
강백호에 대한 전세계 야구계의 관심이 뜨겁다. ESPN은 강백호에 대해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 나오면 1라운더'라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우리팀 성적이 안나오고 있어서 해외 반응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다. 지금 당장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감사하고 영광스럽긴 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KT는 7회 한 이닝에만 9점을 내주며 한화의 추격에 시달렸다. 강백호도 이것만큼은 21세 어린 선수다웠다. 강백호는 "아마 시절 포함해서 1이닝 9실점은 처음 당해본 거 같다. 역전되는 줄 알고 식겁했다"면서 "경기전에 유튜브로 대역전극 경기를 보고 왔는데, 괜히 봤나 후회했다"며 멋적게 웃었다.
강백호는 "부상없이 풀시즌 소화하고 싶다. 우리 팀 전력이 워낙 좋으니 5강 갈 거 같다"고 거듭 가을야구 진출을 다짐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