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겠다."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 문제를 놓고 키움 히어로즈의 고민이 본격화됐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29일 고척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갖고 키움으로의 복귀 가능성을 묻자 "결정된 것은 없다. 아직 모른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고려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지난 4월 에이전트를 통해 복귀 절차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KBO에 상벌위원회 개최를 요구했고, KBO 상벌위는 지난 25일 1년 유기실격과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결정했다. 강정호는 국내 구단과 계약해 등록 선수가 되는 즉시 징계를 소화해야 한다. 적어도 1년은 그라운드는 물론 팀 훈련에도 나설 수 없다.
키움은 이같은 징계 내용을 포함해 모든 요소들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여론 뿐만 아니라 법리적인 것들, 선수단, 야구판, 스포서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 "우리 선수들과는 간접은 몰라도 직접 소통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감독님과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단장이 복귀와 관련해 강정호와 통화를 한 것은 KBO 징계가 내려지고 이틀이 지난 27일이다. 김 단장은 "엊그제 전화가 왔다. 고심이 많다고 하더라. 사과하고 싶다고 했고, 작년 결혼도 하고 며칠 동안 가족과 많은 생각과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면서 "선수 본인 선택이니까 '너가 야구를 하고 싶다면 진심으로 직접 사과를 해야 한다'고 얘기해 줬고, 잘 알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어제 전화가 와서 고심 끝에 야구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키움이 어느 정도의 시간을 갖고 강정호 문제를 해결한 것인지 스케줄이 정해진 것은 없다. 분명한 점은 단 시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강정호는 국내에 입국하려면 미국의 여행허가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도 소화해야 한다. 이후 키움과의 계약 여부, 팬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 등 거쳐야 할 절차가 길다.
김 단장은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건 아니다. 직접 사과하는 것을 봐야 하고, 그쪽이 KBO에 프리젠테이션한 것도 검토해야 된다"면서 "1,2차 음주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 등 고문 변호사에게 질의해서 법리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이어 "작년 12월 3일 이후 처음 통화했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축하한다고 했고 상황 관련해서는 에이전트와 연락한 것은 없고, 스카우트들과 계약 관련해서는 계속 업데이트해왓다"고 했다.
강정호는 지난 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8월까지 뛰고 방출된 뒤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강정호는 2009년, 2010년, 2016년 세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돼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