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 맨유 미드필더 오언 하그리브스가 2008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전날 밤을 떠올렸다. 이 결승전은 박지성(당시 맨유)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경기로 잘 알려졌다.
오언은 10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어떻게 동기부여 시켰나'란 'beIN' 스포츠의 질문에 "따로 그럴 필요가 없었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가 돼있다는 걸 알았다. 결승전 전날 훈련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은 너무도 치열했다. 두 팀 사이에 거의 싸움이 일어날 뻔했다. 퍼거슨 감독이 개입해야 할 정도였다. 훈련장에선 으레 부상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날은 달랐다. 그 정도로 모두들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고 돌아봤다.
2008년 결승전에 나선 맨유 선수들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네마냐 비디치, 리오 퍼디낸드, 에드빈 판 데 사르, 카를로스 테베스, 파트리스 에브라 등이 있다. 하그리브스는 누가 누구와 싸웠는지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다시 12년 전으로 돌아와서 우승 의욕이 넘쳐났던 맨유는 결국 같은 프리미어리그 소속 첼시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1999년 이후 9년 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첼시가 한 수 위 전력이란 평가가 있었지만,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의 슛이 골대를 강타하고, 드로그바가 네마냐 비디치를 향한 파울로 퇴장당했으며, 승부차기에서 첼시 주장 존 테리가 잔디에 미끄러지는 등 맨유에 다소 운이 따랐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한 박지성은 결승 진출의 공신 중 한 명이었으나, 전술상 이유로 결승전 명단에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가장 슬픈 순간 중 하나다.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팀 승리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