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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배신(?)… 이제 '59년 무관'토트넘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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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30년만에 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우승한 리버풀을 보며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전통적으로 두 구단의 레벨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리버풀과 토트넘에는 '잉글랜드 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는 일종의 동지애 같은 게 있었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출범하기도 전인 1989~1990시즌 이후, 토트넘은 1960-61시즌 이후 잉글랜드 리그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조기우승 확정 경기가 된 지난 25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리버풀 선수 중 리버풀이 마지막으로 우승했을 때 태어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다. 주장 조던 헨더슨은 1990년 6월생이다.

그래도 '아버지 세대'는 리버풀의 우승을 직접 지켜봤거나 기억할 것이다. 토트넘은 '할아버지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63년생인 조제 무링요 토트넘 감독은 토트넘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이후에 태어났다.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씨와 '사업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1962년생이다. 베를린 장벽은 토트넘이 우승한 이후인 1961년 8월 세워졌다.

토트넘은, 리버풀의 배신(?)으로 수십 년째 우승하지 못한 거의 유일한 '빅네임'으로 덩그러니 남았다.

토트넘이 1960~1961시즌 역사상 2번째 타이틀을 거머쥔 이후 리버풀을 비롯한 맨유, 맨시티, 아스널, 첼시, 에버턴, 레스터 시티, 애스턴 빌라 등 13개팀이 트로피에 입 맞췄다. 심지어 현재 1부 소속이 아닌 입스위치 타운, 블랙번 로버스, 더비 카운티, 리즈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도 우승을 경험했다.

손흥민이 맹활약한 2016~2017시즌 우승을 넘봤으나, 런던 라이벌 첼시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준우승은 1962~1963시즌 준우승 이후 54년만에 거둔 최고 성적이다. 내년이면 '우승 실패' 60주년을 맞는다.

잉글랜드 밖으로 시야를 넓히면 '무관의 동지'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전통명가 샬케04는 1958년 이전까지 7번 우승했으나, 이후 62년째 잠들어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베티스는 1935년, 세비야는 1946년, 레알 소시에다드는 1982년 이후 리그 우승이 없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라치오는 2000년, AS로마는 2001년 마지막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두 팀은 나폴리 앞에서 명함을 못 내민다. 나폴리는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90년이 가장 최근 우승한 해다. 불과 얼마 전까지 리버풀의 30년 지기 이웃이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