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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함께 뛰고 싶은' 세징야, 결국 본인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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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구 에이스' 세징야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세징야는 의심할 여지 없는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 2016년 한국땅을 밝은 세징야는 대구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27일 강원과의 경기에서 한골을 넣은 것을 포함, 올 시즌에도 8경기에서 6골-3도움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K리그 통산 131경기에서 47골-39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런 세징야가 한국 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한 브라질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에서 손흥민과 멋진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세징야가 귀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각종 인터뷰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귀화에 대해 언급했다. 국내 팬들 역시 세징야의 귀화를 반기고 있다. 국민청원 사이트에 세징야에 대한 '특별 귀화'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세징야는 실제 귀화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광래 대구 대표이사는 "세징야가 귀화를 생각하고 있다. 아내도 귀화를 원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과거 안양LG(현 FC서울)를 이끌 당시 신의손(사리체프)을 귀화시킨 바 있다. 조 대표는 "세징야가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 아내도 그렇다. 우리도 잘해줬고, 본인도 한국과 잘 맞는 듯 하다"고 했다. 세징야는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를 겪으며 한국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세징야는 5년간 한국에 거주하며 일반귀화 요건을 충족했다. 사실 특별귀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평창올림픽 당시 특별귀화 사례가 있었지만, 그때는 국가적 대사라는 명분이 있었다. 결국 세징야가 실제 귀화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능력시험과 면접을 통과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다. 세징야는 능통한 한국어 수준은 아니다. 말은 어느 정도 이해하는데, 쓰는 것은 아예 못한다. 조 대표도 "본인이 준비를 해야하는데, 시즌 중이라 현실적으로 어렵다. 차라리 아내가 시험 준비를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했다. 부부 중 한명이 시험에 통과하면 배우자는 자동적으로 시험이 면제된다.

세징야가 한국 국적을 획득할 경우, 한국 대표팀의 공격력은 더욱 막강해진다. 선수 보는 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조 대표도 "세징야는 지금 정점이다. 지난 유벤투스전에서도 봤지만 정상 컨디션이라면 웬만한 상대는 압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표팀에 세징야 같은 스타일이 없다. 세징야는 손흥민처럼 저돌적으로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다. 혼자서 경기를 뒤집을 수도 있고, 특히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 효과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 물론 선택은 감독의 몫이지만 손흥민과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간 한국땅을 밟은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실제로 이어진 것은 신의손, 이성남, 이싸빅, 마니산 정도였다. 전북에서 뛰던 로페즈도 최근까지 귀화 의사를 내비치다 중국으로 이적한 바 있다. 대구 구단은 세징야가 원할 경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일단 세징야의 귀화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지금으로서는 그 의지가 꽤 커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