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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히어로]'끝내기 영웅 DNA' 나지완 "난 KIA 이슈메이커, 책임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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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가 KIA 타이거즈 이슈메이커 아닌가. 잘하면 내 얘기 하고, 못하면 또 바로바로 나한테 오고."

영웅은 난세에 등장하는 법, 2경기 연속 영봉패에 이은 무기력한 패배를 KIA 나지완은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극적인 끝내기를 때린 뒤에도 베테랑답게 여유가 있었다. 고참다운 책임감도 토로했다.

나지완은 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9회말 2사 만루에서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팀의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앞서 맷 윌리엄스 감독은 때마침 내린 비에 대해 "쉴 시간이 주어졌다. 충분한 휴식을 주며 컨디션을 조절해주면 곧 나아질 것"이라며 나지완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KIA는 지난주 3경기에 이어 전날인 6월 30일에도 꿀맛 같은 휴식을 즐겼다.

쉬고 돌아온 나지완은 강렬했다. 나지완은 이날 1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데 이어, 9회말 2사 만루에서 다시 끝내기를 터뜨리며 이날 경기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의 DNA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나지완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끝내기 상황에 대해 "박상원 투수가 만루니까 변화구는 던지지 않을 걸로 예상했다. 빠른 카운트에서 직구만 노렸다"고 답했다.

나지완은 끝내기를 치고 난 뒤 2루까지 전력질주했다. 그는 "2루타 만드려고 했다"며 웃었지만, '어차피 만루라 2루타 안된다'는 답에 "그렇구나"라며 허탈해했다.

8회에도 2사 2, 3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 유민상이 범타에 그쳤다. 이에 대해 나지완은 "4번타자니까 내가 해결했어야했나 생각도 했다"면서 "최선을 다해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나지완은 6월 들어 타율 2할2푼1리(68타수15안타) OPS 0.645로 다소 부진했다. 지난주에는 3경기에 출전, 타율 1할8푼2리(11타수2안타)에 그쳤다. 오랜만에 풀타임 외야수 보직을 맡다보니 체력적인 부담이 적지 않았다.

"다만 9~10년만에 풀타임 수비라 체력 관리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폼 자체는 이상이 없었다. 6월에도 밸런스는 괜찮았다. 비 덕분에 좀 쉴수 있었던 게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됐다. 이젠 수비도 즐기고 있다."

나지완은 "이제 20대 아니고 30대 중후반이고, 여름이다. 체력 신경쓰겠다"면서 "수비 못하는 외야수라는 인식을 없애려고 노력중이다. 아직까진 순탄하게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점심에 두 그릇을 먹고, 경기를 앞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루틴도 유지하고 있다.

나지완은 '극적인 경기가 많다.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말에 "내가 KIA 이슈메이커 아니냐"고 반문해 좌중을 웃겼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 얘기가 나오고, 안 좋은 결과 나오면 또 내 얘기가 나온다.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올시즌 5강 진출을 노리겠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