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기대 이상의 역투였다.
롯데 자이언츠 장원삼이 부활 가능성을 입증했다. 장원삼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89개. 이날 팀이 2대6으로 패하면서 장원삼은 지난 5월 12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3이닝 5실점)에 이어 또다시 선발패에 그쳤다.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던 2018년 5월 11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6⅔이닝 5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이후 782일 만에 6이닝 투구에 성공하면서 부활을 알렸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39㎞에 불과했다. 하지만 장원삼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주로 활용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1회 나성범에 솔로포, 4회 3실점을 하는 과정에서도 투구수는 20개를 넘지 않는 등 관리도 잘 이뤄졌다.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전성기 때의 힘은 없었지만, 세월의 무게 속에 켜켜이 쌓은 관록이 돋보인 투구였다. 전날 11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숨이 턱 밑까지 찼던 롯데는 장원삼의 역투 덕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장원삼이 지난 시즌을 마친 뒤 LG 트윈스를 떠날 때만 해도 그의 부활 가능성을 점친 이는 많지 않았다. 롯데 입단 테스트 당시에도 직구 최고 구속이 130㎞ 초중반에 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장원삼과 계약하면서 대체 선발 또는 불펜 요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두산전 부진으로 이런 구상은 물거품이 되는 듯 했지만, NC전에서 드러낸 가능성은 다시금 그에게 눈길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될 만하다.
개막 두 달여를 보낸 롯데 마운드엔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선발진에선 노경은이 손목 부상으로 이탈했고, 서준원은 이닝수 관리를 위해 휴식 중이다. 불펜에선 시즌 초반 맹활약했던 필승조가 흔들리고 있다. 30일 NC전에 나섰던 박진형은 투구를 마친 뒤 오른쪽 팔꿈치 미세 통증 증세를 보이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지적된 좌완 불펜 요원 부재는 최근 김유영 콜업으로 해결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있다. 장원삼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할만한 이유다.
롯데 허문회 감독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허 감독은 장원삼의 선발 등판을 앞두고 "(오늘 경기 후 1군 잔류 여부가)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지만, 될 수 있는 한 (1군에서) 같이 있으려 한다. 그동안 2군에서 꾸준히 좋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하루만 보고 결정하는 것보다 (1군에) 데리고 있을 생각을 하고 있다. 왼손 불펜이 없는 상황이니, 그런 쪽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전을 통해 장원삼의 활약을 지켜본 허 감독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