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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최대 20%' 디프테리아, 전파력 코로나19보다 강해 예방 접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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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트남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 '디프테리아(Diphtheriae)'가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디프테리아 감염 사례가 68건으로 지난해보다 3배가량 증가했으며, 이중 3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베트남 보건 당국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낮아진 백신 접종률을 디프테리아 유행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에 감염된 환자들 역시 대부분 디프테리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프테리아, 전염력·치명률 높지만 백신으로 예방 가능

디프테리아는 디프테리아균(Corynebacterium diphtheria)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으로 호흡기 비말(기침, 재채기)이나 감염된 피부 분비물과의 접촉으로 발생하는데, 치사율이 5~1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고, 특히 5세 미만 소아나 40세 이상 성인이 감염될 경우 치사율은 무려 20%까지 이른다.

또한 1명의 환자가 전염시킬 수 있는 환자수인 기초감염재생산수(R0)가 6~7로 코로나19(2.2~6.47)나 독감(1.4~1.6)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

국내에서도 디프테리아를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하고 음압격리가 필요한 '제1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디프테리아는 질환이 감염된 후 회복되어도 자연면역이 형성되지 않아 과거 영유아에서 주요한 질병 및 사망의 원인이었으나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의 발생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국내에서도 1950년대 말 백신이 도입되고 1982년 DTaP 백신을 사용하면서 환자 발생이 급격히 감소해 1987년 1명의 환자가 보고된 이후 추가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과 같이 예방접종률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디프테리아의 감염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성인 연령층에서도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실제, 1990~1995년 전세계 디프테리아 발생의 90%를 차지했던 동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80%의 환자가 성인에서 발생했으며, 1980~2011년 미국 발생한 53명의 디프테리아 환자 중 64%(34명)가 20세이상, 41%가 40세 이상에서 발생했다.

▶영유아는 물론 성인도 예방접종 완료해야

디프테리아 예방을 위해 모든 영유아는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에 대한 표준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기초접종 3회와(생후 2, 4, 6) 추가접종 2회를(15~18개월, 만 4~6세) DTP(혹은 DTP-IPV, DTP-IPV/Hib)로 실시, 만 11-12세에 시행하는 마지막 접종은 Tdap으로 접종한다. 이 지침에 따라 DTP 접종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은 매 10년마다 1회 Td 접종이 필요하며, Tdap을 한 번도 접종하지 않았다면 이 중 한번은 Td 대신 Tdap으로 접종하되 초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성인에서 접종하는 디프테리아 백신은 디프테리아와 파상풍을 예방하는 Td와 여기에 백일해를 추가 예방하는 Tdap으로 나뉘는데, 만약, 만 18세 이상 성인 중 DTaP 혹은 Td 접종을 한 번도 받지 않았거나, 기록이 분명치 않은 경우, 또는 국내에 DTP 백신이 도입되기 전에 출생한 경우(1958년 이전 출생자) 총 3번의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이때 Tdap을 초회 접종으로 권고하고, 만약 초회 접종에 Tdap이 아닌 Td를 접종했다면 이후 두번째 혹은 세번째 일정 중 한번을 Tdap으로 접종한다. 3차까지 접종이 끝난 이후에는 10년마다 Td를 추가 접종하면 된다.1

국내 영유아 및 어린이에서 1~5차 DTaP 접종률은 88.8%~98.9%에 달하는 수준(2020년 1∼6월 기준, 1차 98.9%, 2차 98.3%, 3차 94.1%, 4차 88.8%, 5차 93.5%)으로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성인에의 Tdap/Td 접종률은 7.3%에 불과한 실정(2013년 기준)으로 매우 대조적이다.

특히, 디프테리아 외에도 국내에서는 Tdap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백일해 역시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강한 전염력을 가지고 있는데, 기초감염재생산수(R0)가 12~17나 되고,6 가족 내 2차 발병률도 80%에 달한다.

백일해는 청소년과 성인에서는 증상이 미미해 감기와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영유아 및 고령자, 기저질환자가 감염될 경우 폐렴, 경련, 뇌병증, 중이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게다가 국내에서 10년 전과 비교해 백일해의 발생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2008년 9건, 2018년 980건), 최근 지속적인 반복 돌발유행(cyclic outbreaks)양상을 보이고 있어 더욱 예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는 "디프테리아의 유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아 표준 예방 접종 후 성인에서도 10년마다 추가적인 접종으로 면역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소아 예방접종률에 비해 국내 성인의 예방접종률은 매우 낮고 낮은 예방접종률이 지속될 경우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디프테리아의 재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유행이 계속되고 있고,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도 다가오고 있는 만큼,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호흡기 질환인 디프테리아의 예방을 위해 아직 Tdap 접종을 하지 않은 성인은 꼭 권장되는 일정에 따라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고한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