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걸그룹 쥬얼리 출신 배우 예원이 최근 종영한 MBC 수목극 '미쓰리는 알고있다'(이하 미쓰리)에서 톡톡튀는 캐릭터를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예원은 극중 궁아파트의 총무 역을 맡아 미워할 수 없는 푼수떼기로 변신, 리얼한 생활 연기로 미스터리 속 유쾌한 웃음을 담당했다. 부녀회장(전수경)의 옆에 찰싹 붙어 아파트 내부 일들에 한 마디씩 거들며 얄미움을 적립했다.
'미쓰리'에서 그가 맡은 총무 캐릭터는 첫 대본상으로는 중년 부인이었다. "대본으로 처음 봤을 때는 제 캐릭터의 나이대가 좀 높았어요. 조합원 이궁복(강성연), 부녀회장(전수경) 그리고 제가 함께 호흡하는 내용이었거든요. 나이대가 안맞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감독님이 '예원의 스타일대로 해봐라'라고 해주셨죠."
연출을 맡은 이동현 PD는 이미 MBC주말극 '호텔킹'에서 조연출로 함께 했던 경험이 있다. 그 믿음으로 다시 예원을 택했다.
총무는 미워할 수 없는 푼수 캐릭터지만 그 전에 연기했던 인물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물론 제가 톡톡 튀는 캐릭터를 많이 했었는데요. 이번 작품의 캐릭터도 밝지만 결이 다르더라고요.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사건에 들어가서 부녀회장과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다보니 색다른 모습이 나왔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풋풋한 허당미가 있었다면 이번 캐릭터는 약간 농익었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메이크업도 세게하고 머리도 단발로 잘랐어요. 외모적으로도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어요."
전수경과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 "굉장히 여리시고 조심스러우세요. 역할 자체가 굉장이 강한데 저에게는 정말 잘해주셨거든요. 선배님과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저는 선배님에게 살짝 얹으면 됐었어요. 대본을 맞춰보고 할때도 너무 재미있었구요. 작품 자체의 분위기가 좀 어두운데 저희가 나오는 신에서는 숨통이 틔는 느낌이랄까. 저희가 함께 필라테스를 하는 장면도 너무 '티키타카'가 잘 맞았죠."
예원이 가수에서 본격적으로 배우일에만 집중한 것은 4년 정도 됐다. "가수를 할 때는 진짜 밝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항상 웃고 다녔거든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배우 활동은 어두운 면도 표현할 줄 알아야 하잖아요. 처음 우는 연기를 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미스코리아'를 촬영할 때인데 원래 현장에서 엄청 밝고 인사를 열심히 하거든요. 그날은 우는 신이 있는 것도 생각 못하고 엄청 밝게 인사하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 눈물이 잘 안나오더라고요. 감독님은 '기다려주시겠다'고 하는데 그게 더 부담스럽더라고요."
지금은 어느 정도 배우로서도 성숙했다. "지금은 농도의 조절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밝은 것에도 단계가 있는데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것과 동료 배우가 생각하는 것, 제가 생각하는게 다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해보고 피드백을 열심히 구하고 있어요. 사실 제 목소리나 발성이 특이한 편이라서 저의 장점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발음도 잘 들린다고 해주시고요. 물론 조용히 해야할 때는 힘들지만 배우로서는 다행인 것 같아요."
배우는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직업이다. "정말 그렇더라고요. 가수할 때는 3일만 일없고 매니저에게 연락이 없으면 너무 불안해져서 물어보고 그랬는데요. 연기를 하다보니 그게 이상이더라고요. 한달을 쉴 때도 있고 세달을 쉴때도 있잖아요. 이제 어느 정도 그걸 이겨내는 법을 배웠어요. 기다릴 줄 아는 마음도 생긴 것 같고요. 그래도 쉬고 싶지는 않아요. 회사 대표님에게도 자주 '쉬고 쉽지 않아요. 일에 목말라 있어요'라고 말씀드려요."(웃음)
한편 2011년 쥬얼리 4기로 데뷔한 예원은 이후 배우로 변신해 tvN '김비서가 왜그럴까', KBS2 '죽어도 좋아', OCN '미스터 기간제'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닦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