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매니저와 연예인간의 마찰음이 계속 들리면서 이들의 소통 부재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초 원로배우 이순재의 전 매니저가 '머슴생활' 갑질을 당했다며 폭로전을 이어가 논란이 됐다. 결국 이순재는 TBS FM '김규리의 퐁당퐁당'에 출연해 "사소한 일로 잠시 동안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논란이 된 전 매니저와의 일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잇달아 배우 신현준도 전 매니저와의 일이 논란이 됐다. 신현준과 오랜 기간을 함께 했던 전 매니저는 신현준으로부터 갑질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폭로를 하며 두 사람의 진실공방이 점점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신현준은 출연중이던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하차를 결정했다.
이같이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에 충돌이 이어지자 사단법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가 대책을 내놨다. 연매협은 22일 '대중문화예술인(연예인)들과 매니저들과의 상호 간의 연이은 마찰에 의한 폭로 혹은 호소 주장을 펼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더 이상의 불필요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대책 해결을 위해 방안을 만들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연매협은 ▶매니저 근무환경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올바른 업무환경 및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며 ▶연예인과 매니저 사생활 보호 규정 마련하기로 했다.
먼저 회원(사) 소속 매니저들의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해 현재 정확한 근무여건 환경 및 연예인들 간의 원만한 소통의 창구를 만들기 위해 관련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는 연예인과 매니저간의 서로 납득할 만한 업무환경 및 처우 개선이 가장 시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군소기획사, 1인 기획사, 개인 매니저 등은 서로의 관계를 구두로 정리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호간의 관계가 원만할 때에는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문제의 원인이 된다.
2014년 1월 공표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연예산업의 법제적 틀은 마련했지만 미비한 부분이 많다. 연매협은 '성범죄에 대한 규제는 강화가 됐지만 다른 범죄의 규제나 제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연매협의 조치도 미비한 부분은 곳곳에 눈에 띈다. 연매협은 이날 발표에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기준이 4년 종사경력자에서 2년 종사경력자로, 또 종사경력으로 등록이 안 되는 자들은 40시간의 대체교육으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할 수 있게 변경이 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연예인과 매니저간의 소통 부재 원인을 분석하기 보다는 기획사 등록기준을 강화해야한다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 하지만 이같은 기준 강화가 연예인과 매니저의 소통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자기 식구 챙기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매니저와 연예인은 업무상 가장 가까운 사이이다. 상호간의 신뢰가 필수적인 관계다. 하지만 그 계약관계가 끝나는 순간 완전한 '남'이 돼버린다. 가장 인간관계로 많이 묶여있는 연예인과 매니저이기 때문에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진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열가지 처방보다 한가지 방법, 함께 일할 때만이라도 서로가 서로를 좀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방법이 특효약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