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또다시 변수가 닥쳤다.
롯데 자이언츠 아드리안 샘슨이 다시 선발 로테이션을 비운다. 21일 인천 SK전 도중 부상으로 중도 교체된 샘슨은 검진 결과 우측 내전근 미세 파열 진단을 받았다. 2주 뒤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고, 완치됐다는 진단을 받은 뒤 피칭 프로세스를 밟게 된다. 부상 치료 및 투구 감각 회복 기간을 고려하면 꽤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
샘슨의 이탈은 이번이 두 번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던 4월 말 암 투병 중이던 부친의 위독 소식에 미국으로 일시 귀국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재입국 및 2주 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치면서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5월 28일 첫 등판에 나설 수 있었다.
샘슨은 올 시즌 10경기서 3승6패, 평균자책점 6.24에 그쳤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10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게 단 두 번 뿐이었다. 부상으로 중도 교체된 SK전에 앞선 15일 사직 LG전에서도 4⅓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다.
롯데 마운드 사정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댄 스트레일리를 비롯해 서준원-박세웅-장원삼-노경은이 선발진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당장 대체할 만한 대체 선발 요원을 찾기 쉽지 않다. 최근 2군서 복귀한 송승준이나 지난 5월 16일 대전 한화전에서 호투하다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한 뒤 재활 중인 이승헌 등이 꼽히긴 하지만, 당장 활용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들 외에도 2군에서 준비 중인 투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도 있지만, 물음표가 붙기는 마찬가지다. 중위권 경쟁이 치열한 현 시점에서 샘슨의 부진과 이탈이 롯데 마운드에 주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샘슨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가 샘슨의 교체를 결단하긴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멈춘 미국 시장의 영향이 크다.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체 선수를 물색할 수도 있지만, 올 시즌이 열리지 않은 상태서 경기력을 담보하기 어렵고, 2주 격리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고려하면 아무리 빨라도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외국인 선수 교체에 나선 팀들이 투수보다 빠르게 실전 투입이 가능한 타자를 데려오는 이유다. 지금의 롯데가 외국인 타자를 데려온다고 해도 쓰임새가 애매하다는 점에서 보면 결국 샘슨의 회복 쪽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롯데는 여전히 샘슨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불운과 변수가 겹쳤을 뿐, 빅리그에서 드러낸 기량과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남은 것은 샘슨이 롯데의 신뢰에 걸맞은 몸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