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신인 임종찬의 데뷔 첫 타점이자 결승타. 윤대경의 데뷔 8년만의 첫승, 김진욱의 데뷔 첫 세이브까지, 한화 이글스에게 뜻깊은 4시간 58분의 혈투였다.
임종찬은 2001년생, 2020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신인이다. 지난 7월 13일 1군 데뷔전 이후 4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투수 시절 140㎞ 이상의 구속을 던지던 강한 어깨가 장점.
임종찬은 11일 한화와 키움 히어로즈가 5-5로 맞선 연장 12회초 1사 2루에서 노시환 대신 대타로 기용됐다. 이날 경기는 양 팀 합쳐 20명의 투수가 동원된 총력전이었다. 임종찬의 상대는 키움의 10번째 투수 조성운.
하지만 임종찬의 스윙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를 자신있게 받아쳐 우익수 앞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날의 결승타, 임종찬의 프로 데뷔 첫 타점이었다.
제 2동작도 눈부셨다, 상대 수비진이 홈으로 중계 플레이를 펼치는 사이, 재빠르게 2루까지 진출했다. 기민한 주루 덕분에 다음 타자 최재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점을 더 벌릴 수 있었다. 한화는 임종찬의 결승타에 힘입어 키움전 6전 전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 임한 임종찬은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처음"이라며 바짝 긴장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뭐라고 말해야 하냐"며 되묻기도 했다. 타석에 들어설 때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딱히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답했다. '자신있게 치라'는 코치의 말에 따라 "부드럽게, 힘을 빼고, 타이밍을 맞춰서 쳤다"는 것. 2루 진루에 대해서는 "홈승부가 나올 것 같아서 바로 2루로 갔다"며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예상대로 데뷔 첫 타점 공을 챙길 경황은 없었다. 투수들은 데뷔 첫 승, 타자들은 첫 안타나 첫 타점 공을 추억으로 간직하곤 한다. 하지만 임종찬은 '공 챙겼냐'는 질문에 "(정신이 없어서)챙기지 못했다"고 답했다.
롤모델은 하주석. "공을 치고 나서 1루까지 전력질주하는 모습이 멋있다. 타석에서의 승부욕을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올해 목표는 1군에서 활약하는 것. 이미 어느정도 이뤘다. 다음 목표는 데뷔 첫 홈런이다. "앞으로 1군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씩씩한 바람도 드러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