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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복싱 역사가 바뀔 것"…'집사부일체' 최현미, 탈북→챔피언 '영화같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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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집사부일체' 최현미가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16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는 '무도인의 날' 특집 2탄으로 복싱 월드 챔피언 최현미가 사부로 등장했다.

이날 체육관에 들어선 멤버들은 최현미의 눈빛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최현미는 "17전 17승이다. 무패다"며 웃었다.

최현미는 2008년 여자 페더급 세계챔피언 등극 후 7차례 방어 후 챔피언벨트를 자진 반납했다. 최현미는 "페더급에서는 더이상"이라며 무패의 월드챔피언 플랙스로 웃음을 안겼다. 이후 슈퍼페더급에 도전, 체급 바꾼 지 3개월 만에 또 챔피언에 등극했다. 슈퍼페더급도 7차례 방어에 성공, 현재 동양 유일 슈퍼페더급 챔피언이다.

최현미는 "챔피언 4명 중 동양인 1명이다 보니까 내 벨트를 가져가려고 말이 많다"면서 "복싱은 링에서 이기면 된다. 30분이면 끌날 걸 굳이 한명 한명 돌아가면서 이야기 할 필요 없기 때문에"라며 무대 포스로 박수를 받았다.

최현미는 "11살 때부터 복싱을 시작했다"면서 "북한 평양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그때 양세형은 "어쩐지 말투가"라고 하자, 최현미는 "내 말투가 왜요? 올라갈까요?"라고 해 양세형을 당황하게 했다.

그는 "아버지가 북한에서 무역을 하셨다. 무역을 총괄하셨다. 다이아 수저 정도였다"면서 "그때 아버지가 '너희에게 이러한 세상도 있다는 걸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셨다. '잘 살겠다'고 왔는데 너무 힘들었다. 원망도 했다"고 털어놨다. 최현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잘 산다'는 것과 자유는 다른 것 같다"면서 "북한에 있었으면 세계 챔피언 꿈도 못 꿨을 것 같다. 아빠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현미는 "14살 때 왔다"면서 "아빠가 '여행가자'고 했었다. 기차를 타고, 카누를 타고 베트남으로 갔다. 베트남에 4개월 동안 갇혀있었다. 2004년 7월 27일에 전세기가 떴다. 그때 가족들이 다 같이 한국으로 왔다"며 탈북 스토리를 공개했다.

챔피언임에도 불구하고 두 발로 후원자를 찾아야했던 12년. 최현미는 "복싱이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까 속상함이 많이 남는다"면서 "방어전을 못 열면 박탈이다"고 했다. 2008년 최현미는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 이후 영국, 독일, 일본에서 귀화 제의를 받았다. 최현미는 "그때 태극기에 대한 프라이드가 너무 강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사부의 본격적인 가르침에 앞서, 몸풀기로 사부와 멤버들의 1대5 펀치 게임 대결이 펼쳐졌다. 이승기가 7657점, 신성록이 8281점, 김동현이 8518점을 기록한 가운데 차은우와 양세형이 1500점으로 공동 꼴지를 기록했다. 그때 최현미도 1500점을 기록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최현미는 기본기 배우기를 마친 멤버들에게 '잽' 만으로 릴레이 스파링을 하자고 제안했다. 원 포인트 레슨에 자신감이 하늘 끝까지 치솟은 멤버들은 "잽으로만 하는 거면 가능하겠는데?"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이때 양세형은 날쌘 몸놀림을 선보이는 가 가면 움찔 중에서도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나 얼굴을 정통으로 맞고 결국 줄행랑을 쳐 웃음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김동현이 나섰고, 머리를 내밀어 공격을 유도한 뒤 잽을 맞는 순간 라이트 훅으로 반격, 김동현의 유효타로 집사부 팀의 승리였다.

한편 운동을 끝낸 멤버들은 최현미의 집으로 향했다. 최현미 사부의 아버지가 멤버들을 반갑게 맞아줬다.

먼저 멤버들은 집 안 가득한 트로피를 구경하고 소고기 파티를 했다. 그때 아버지는 "원래 딸을 음악 시키려고 아코디언 사줬다"면서 "그런데 운동하는 지도자마다 딸을 많이 뽑았다. 운동할 체질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최현미는 "아버지가 처음에는 반대하셨다. 며칠 동안 집에 갇혀 있었다"면서 "아버지가 '올림픽 금메달 딸 자신 있냐'고 하셨다. 11살 때 자신감이 넘쳤다. '당연하죠. 아빠 목에 금메달 걸어드릴게요'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딸의 후원자로서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는 "시합 한번 할 때 1억원 정도 든다. 딸이 '앵벌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면서 "현미가 훌륭한 선수인데 비용을 마련하기가, 둘이 울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시합 후 '아빠 수고했어' 이 말 한 마디에 모든 게 쑥 내려간다"며 딸에게 직접 쓴 편지를 읽었다. "딸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다"는 편지에 최현미 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눈물을 흘렸다.

최현미는 "대한민국에서 최다 방어 17차 방어전을 하셨다. 내가 14차 방어전이다. 앞으로 3번만 더 하면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뀐다"면서 "가야죠. 이왕 시작한 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