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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감독-선수 모두 "오늘만 산다", KT의 이유있는 '강철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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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나중에 죽더라도 해봐야죠(웃음)"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요즘 되뇌는 말이다.

순위 경쟁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KT의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시즌 초반 연패로 하위권으로 처졌던 순위는 차곡차곡 쌓아 올린 승수 속에 어느덧 5강 마지노선을 돌파했다. 투-타 주전들이 꾸준히 자리를 지켜오면서 얻은 결과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감이 팀 전체를 휘감고 있다. 투-타에 걸쳐 피로누적으로 인한 잔부상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이 감독은 "피로도는 분명히 쌓여 있다"고 현재 팀을 돌아봤다. 그는 "지금까지 거침없이 왔다. 선수들이 매 경기 집중해 승부를 치러줘 지금의 결과를 얻었다"며 "하지만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자들의 분전에 박수만 치고 있을 순 없는 입장. 이 감독은 "지금은 하나하나가 중요한 시기"라며 "흐름이 어떻게 바뀔진 아무도 모른다. 모든 걸 쏟아야 한다. 나중에 죽더라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만 사는 건 이 감독 뿐만이 아니다. 선수들도 몸을 내던지고 있다. 황재균은 지난달 30일 광주 원정 더블헤더 2차전 막판 수비 과정에서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1, 2차전을 모두 소화하면서 고갈된 체력 탓이었다. 황재균은 1일 수원 롯데전을 앞두고 스스로 병원을 찾아 수액을 투여하고 출전, 공수에서 맹활약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리드오프로 기용 중인 조용호와 주장 유한준, 부주장 박경수, 포수 장성우도 체력 부담 뿐만 아니라 고질 속에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출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는 주 권을 비롯해 유원상 이보근 조현우 하준호가 거듭되는 등판 속에서도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KT의 질주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분명 다르다는 분석. 긴 연패를 반복했던 시즌 초반의 모습을 떨치고 연승 횟수를 늘린 뒤부터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5강 경쟁 탈락과 맞바꾼 선수들의 의욕, 취임 2년차를 맞이하면서 더 단단해진 이 감독의 팀 운영 원칙, 이숭용 단장이 이끄는 운영-데이터 지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는 점도 호재다.

정규시즌 일정은 아직 40경기 이상 남아 있지만, 각 구단 선수들 모두 숨은 이미 턱밑까지 찬 상황. 부상 위협도 최고조에 달해 있다. 하나의 변수가 팀 전체로 퍼지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KT가 남은 시즌 언젠가 찾아올 좋지 않은 흐름에서 어떤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느냐가 결국 시즌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