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가족의 교통사고 소식에 KIA 선수단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모두가 브룩스 가족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가 적힌 모자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다행히 미국으로 급히 날아간 브룩스에게선 희망 섞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위중한 것으로 알려진 브룩스의 아들이 수술을 잘 마쳤다고 한다. KIA 선수단뿐만 아니라 KBO리그 전 구성원과 야구팬들이 브룩스 가족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KIA 윌리엄스 감독은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브룩스를 곧바로 미국으로 보냈다. 브룩스가 시즌이 끝나기 전 팀에 복귀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치열한 5위 싸움 한가운데에 있는 KIA로서는 에이스 브룩스의 부재가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쳐 브룩스의 빈자리를 메꾸자고 했다.
하지만 키움과의 2연전 동안 KIA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애당초 브룩스가 등판할 순서가 아니었기에 더 힘을 냈어야 했다. 슬픔을 공유하고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22일 경기에서 양현종이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한현희의 호투에 철저하게 밀렸다. 한현희는 7이닝 동안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8회 안우진, 9회 조상우가 차례로 등판해 키움의 2-0 승리를 지켰다. KIA 타선은 산발 4안타로 침묵했다.
23일 경기에선 투타가 모두 무너졌다. KIA 선발 임기영은 1회부터 난타당했다. 선두타자 박준태의 안타를 시작으로 김혜성 서건창의 연속안타가 터지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정후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1사 1, 3루에서 김하성의 좌전 적시타, 이지영 러셀의 연속 안타로 4실점 했다.
2회에도 키움 타선이 폭발했다. 김혜성의 3루타와 서건창의 적시 2루타, 이정후의 3루타로 2점을 뽑았다. 김하성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또다시 4점을 달아났다.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 났다.
키움이 7회 1점, 8회 3점, 9회 1점을 추가하는 사이 KIA는 7회말 대타 백용환의 솔로포로 간신히 영봉패를 면했을 뿐이다. 브리검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오주원 김성민 조영건이 1이닝씩을 책임졌다. 13대1로 진 KIA가 투타에서 철저하게 밀린 경기였다.
경기 전 윌리엄스 감독이 최형우 나지완 터커 최원준에게 배팅볼까지 던져주며 애를 썼지만 타선은 살아나지 않았다. 22경기 연속안타를 노리던 최원준의 안타행진도 멈췄다. 브룩스가 빠진 선발진에서 힘을 내줬어야 할 임기영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윌리엄스 감독의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5위 두산과 7위 롯데가 23일 경기에서 나란히 패했다. 특히 두산도 한화에 2연패 당했다. KIA와의 승차는 그대로 반 경기 차다. 7위 롯데에는 KIA가 두 경기 차로 앞서있다.
예측이 불가능한 5위 싸움이다. KIA가 이 5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윌리엄스 감독의 소망대로 진짜 하나로 뭉친 팀이 되어 이겨내야 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