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다이나믹하고 빠르고 강력한 수원!"
지난 시즌 수원 삼성의 K리그 잔류로 한시름 던 박건하 감독(49)이 자신이 생각하는 '박건하 수원'을 공개했다. 박 감독은 11일 수원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한 미디어데이에서 "내년에는 조금 더 다이나믹하고 빠르고 강력한 팀을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은 구체적으로 "개인적으로 포백을 선호하지만,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조직적인 압박을 우선시 한다. 뒤에서 횡패스를 돌리는 빌드업 축구보단 공격적으로 전개해 상대를 더 힘들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은 9월 초 박 감독이 부임한 뒤 이러한 스타일의 축구로 남은 8경기에서 4승(2무2패)을 따내며 잔류권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박 감독은 자신만의 이러한 축구를 실현하기 위해 선수 영입을 구단에 요청할 생각이다. 그는 "구단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 현재로선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공격적인 포지션의 선수 보강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이나믹한 공격적인 전술을 팀에 입히기 위해선 수준 높은 공격수가 필요한 건 당연하다.
수원은 2020시즌 K리그에서 타가트 크르피치 김건희 한석희 한의권 등 다양한 공격수를 활용했다. 이중 크르피치는 계약만료와 함께 고국(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으로 돌아갔다. 2019년 K리그 입성 첫 해 깜짝 득점상을 수상한 타가트는 올해 9골에 그쳤다. 이로 인해 이달 혹은 내달 수원을 떠날 수 있다는 호주발 보도가 나왔다.
박 감독은 "(타가트의 거취, 기타 공격수 영입에 대해선)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마친 뒤 결정을 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원 홍보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타가트의 경우, 아직 공식적인 오퍼가 오지 않은 상태"라며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감독은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리빙 레전드' 염기훈(37)과 내년에도 함께 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수원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달 초 재소집한 수원은 오는 17일 카타르로 출국,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잔여경기를 치른다. 현재 2전 전패 중인데 광저우 헝다(22일), 조호루 다룰(25일), 광저우(12월 1일), 비셀 고베전(12월 4일)을 차례로 갖는다.
박 감독은 22일 열리는 광저우전 결과에 따라 남은 3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광저우전에서 패할 경우 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기 때문. 준프로 계약을 맺은 신예 미드필더 정상빈 손호준을 비롯해 신인급 강현묵 안찬기 등을 로스터에 포함한 이유다.
박 감독은 다음 시즌 K리그 목표에 대해 상위 스플릿을 넘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수원팬들에게 수원의 자부심을 돌려드리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라며 "구단이 나를 선임한 것도 명가 재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위기 때 강하고, 지는 경기도 뒤집는 수원 정신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화성=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